추경 일정 합의했지만…與 “골든 타임 살려야” vs 野 “선거용 현금 살포” 신경전[이런정치]

여야, 내달 10일 추경안 처리 합의
한병도 “추경 신속 처리에 총력전”
송언석 “국회에서 심도 있게 논의”


여야 원내대표가 지난 30일 국회에서 4월 임시회 일정 관련 합의문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 송언석 원내대표,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 [연합]


[헤럴드경제=김해솔 기자] 여야가 약 25조원 규모의 이른바 ‘전쟁 추경안(추가경정예산안)’을 내달 10일까지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데 합의했다. 하지만 세부 내용을 두고 의견차가 여전해 조정 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추경을 고유가·고환율로 타격을 입은 서민과 기업을 위한 ‘응급 수혈’로 규정하고 신속한 처리를 강조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용 현금 살포’이자 ‘고물가 심화 자극제’가 될 것”이라며 현미경 검증을 예고하고 나섰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3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 추경은 고유가와 고환율로 직접 타격을 받는 취약 계층과 기업을 살리는 응급 수혈 추경”이라며 “하루라도 늦으면 그만큼 더 많은 국민이 쓰러진다”고 말했다.

이어 한 원내대표는 “오늘부터 (4월 10일까지) 딱 11일이다. 민주당은 이 11일을 단 하루도 허투루 쓰지 않겠다”며 “추경의 신속 처리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날 여야는 이번 추경안에 대해 내달 10일까지 처리하는 데 합의한 바 있다. 한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합의문에 따르면 추경 심사는 4월 2일 시정연설과 7~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 부처별 심사를 거쳐 10일까지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한다.

약 25조원 규모의 추경안에는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정유사 손실 보전 등을 위한 ‘고유가 부담 완화 패키지’가 10조원 규모로 편성됐다. 나머지 예산 중 10조원은 지방정부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보내져 지역 예산으로 쓰이고, 5조원은 민생 안정 용도로 쓰이며 일부는 국채 상환에 쓰일 예정이다. 아울러 지역화폐로 지급되는 민생 지원금은 고소득자를 제외하고, 소득 수준이 낮거나 비수도권일수록 더 많이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소속 진성준 예결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중동 사태가 장기화하며 유가와 환율이 하루가 다르게 뛰어오르고 있다”며 “선거가 아니라 국민이 먼저라는 마음으로 (여야 예결위원들이) 추경 논의에 임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반면 야권 내부에서는 “현재 물가가 높은데 추경까지 하면 인플레이션을 더 자극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이어진다.

장동혁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경기 부양용 추경으로는 경제를 성장시킬 수 없다”며 “선거용 현금 살포는 인플레이션만 가속화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정희용 사무총장 역시 3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25조원 추경을 둘러싼 우려도 적지 않다”면서 “중동 사태 장기화는 경기 침체와 세수 감소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추경 이후 대규모 재정이 한꺼번에 풀릴 경우 고환율과 고물가 압력을 자극한다는 지적도 많다”고 꼬집었다.

예결위 야당 간사인 박형수 의원도 “당초 15조원에서 20조원을 말하던 정부 추경 예산안이 결국에는 25조원이 됐다. 며칠 사이에 추경 예산이 대폭 증액된 것 자체가 이미 지방선거를 겨냥한 매표용 추경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대정부 질문을 통해 이번 추경의 정치적 성격, 경제적 실효성, 그리고 적시성에 대해 충분히 따져 묻고 국민께 설명드릴 수 있는 기회를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당의 협상 대전제”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의견차에 따라 향후 추경 심사와 협의 과정에서 정치권의 기싸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송 원내대표는 “상세 내용에 대한 검토와 협의는 예결위 차원에서 여야 간에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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