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외부 CEO’ 발탁 전문경영인 체제 굳힌다

황상연 대표 선임…창사 이후 최초



한미그룹이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를 대폭 재편하며 외부 투자 및 경영 전문가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본격화했다.

한미약품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외부 인사를 최고경영자(CEO)로 맞이했으며,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4자 연합’의 핵심 축인 라데팡스파트너스 대표를 이사회에 합류시켰다.

▶한미약품, 황상연 대표 체제 출범…이사회 40% 교체=한미약품은 31일 오전 서울 송파구 본사에서 제16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황상연(사진) HB인베스트먼트 프라이빗에쿼티(PE) 부문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황 대표는 주총 직후 열릴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에 오른다. 이는 한미약품 53년 역사상 첫 외부 인사 CEO 선임 사례다.

황 신임 대표는 서울대 화학과 학·석사를 거쳐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종근당홀딩스 대표 등을 역임한 투자 및 제약 경영 전문가다. 이번 인사를 통해 지난 2023년부터 회사를 이끌어온 내부 출신 박재현 대표는 연임 없이 물러나게 됐다.

박 대표는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개인 최대 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갈등을 빚으며 지난 12일 사의를 밝혔다. 박 대표는 “이번 주총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고 주주가치를 높이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한미약품은 김나영 신제품개발본부장을 사내이사로, 한태준 겐트대 글로벌캠퍼스 총장·채이배 전 의원·김태윤 한양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각각 신규 선임했다. 이로써 한미약품 이사회는 총 10명 중 4명이 교체되며 40%의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한미사이언스, 김남규 이사 선임…4자 연합 경영 참여 본격화=앞서 열린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주총에서도 4자 연합(신동국·송영숙·임주현·라데팡스)의 일원인 김남규 라데팡스파트너스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변호사 출신인 김 대표는 삼성전자 법무실과 KCGI를 거친 전략·법률 전문가로, 그간 오너 일가의 자문 역할을 넘어 직접 의사결정 기구에 참여하게 됐다. 라데팡스는 지분 9.81%를 보유한 주요 주주로, 이번 이사회 합류를 통해 경영에 대한 영향력을 직접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재교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은 “이번 주총은 대주주의 책임 있는 역할과 이사회의 독립성, 전문경영인의 역량이 조화를 이루는 선진 경영체제를 공고히 하는 계기”라며 지배구조 안정성을 강조했다. 지주사 이사회는 김성훈 전무의 사임으로 사내 4명, 사외 3명, 기타비상무 3명 등 총 10명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경영진은 주주들의 우려사항인 약가 인하 정책과 관련해 신약 중심의 성장 전략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한미약품은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비만 신약을 ‘국민 비만약’으로 도약시키고, 항암 및 희귀질환 분야의 임상 성과를 가시화할 계획이다. 한미사이언스 측은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 비제약 영역을 확대해 수익 기반을 다변화하는 ‘2030 퀀텀점프’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최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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