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에 코스피 낙폭 가장 컸다

아시아 증시 평균比 하락폭 2~3배
에너지 의존 높은 한국 증시 직격탄
4월에도 국내 증시만 급등락 반복
ETF 비중 높은 시장 구조도 한 몫



중동 긴장 재확대 속에 코스피 낙폭이 아시아 주요 증시를 크게 웃돌며 ‘한국만 급락’ 흐름이 재현되고 있다. 같은 지정학 리스크에도 유가와 금리, 시장 구조 요인이 겹치며 코스피만 낙폭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3일 코스콤에 따르면 전날 아시아 주요국 주요 지수 대비 코스피 지수 낙폭이 두드러졌다. 2일 코스피는 종가 기준 4.47% 하락했는데, 이는 일본 니케이225(-2.38%), 대만 가권지수(-1.82%), 홍콩 항셍지수(-0.70%), 중국 상해종합지수(-0.74%) 평균 낙폭(1.41%)의 3.17배 수준이다.

이 같은 흐름은 지난달 초 급락장에서도 나타났다. 코스피는 지난달 3일 7.24%, 4일 12.06% 하락했고, 일본(3.06%, 3.61%), 대만(2.20%, 4.35%), 홍콩(1.12%, 2.01%), 중국(1.43%, 0.98%) 평균 대비 각각 3.71배, 4.40배 수준으로 낙폭이 확대됐다.

변동성에서도 차이가 확인된다. 3월 전체 기준 일간 등락률 절대값 평균은 코스피 3.64%, 일본 1.98%, 대만 2.21%, 홍콩 1.63%다. 코스피가 일본 대비 1.84배, 홍콩 대비 2.23배 높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차이의 원인을 한국의 에너지 구조에서 찾는다. 한국은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아 유가 변동이 유가 변동이 기업 비용과 환율에 빠르게 반영된다. 이는 이익 전망과 밸류에이션에 동시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박주란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유가는 상하방이 제한된 상태에서 높은 수준이 유지되는 구간”이라며 “협상 진전이 확인되지 않으면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생산 정상화까지 3~4개월이 소요되는 만큼 유가 하락 역시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 같은 유가 부담은 금리 변수로 이어진다. 고유가가 물가 상승 압력을 자극하면서 금리 인하 기대를 늦추고 밸류에이션 조정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익 모멘텀 훼손 없이 주가 하락이 나타나고 있다”며 “지정학 이벤트 국면에서는 증시가 펀더멘털을 하회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유가로 인한 물가 부담은 금리 인하 기대를 지연시키고 성장주에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상장지수펀드(ETF) 비중이 확대된 시장 구조 역시 낙폭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중심으로 자금이 움직이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대형주 조정이 지수 전체와 연동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양 연구원은 “패시브 자금 비중이 높은 환경에서는 일부 대형주의 조정이 지수 전체 하락으로 빠르게 전이된다”며 “지수 비중이 높은 업종이 흔들릴 경우 변동성이 확대되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고유가와 고환율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에너지 수입 의존 구조상 비용 충격이 시차를 두고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제민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소비자물가는 4월 2% 후반, 5월 3% 진입 이후 3분기 정점 형성이 예상된다”며 “수출과 내수 간 양극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비용 부담이 확대되면서 재정 부담도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통화정책도 경기보다 물가 안정에 정책 무게가 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리스크 확대에 따라 통화정책은 점차 매파적으로 기울 가능성이 있다”며 “상반기에는 정책 대응을 유보하더라도 하반기에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성장 둔화 요인을 고려할 때 인상 사이클이 장기화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김유진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