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맥 자리 채우는 하이볼? 얼마나 잘 팔리길래…

CU 하이볼 매출 190.1% 증가…GS25도 76%↑
소주·맥주 증가율은 10% 미만…저도주에 밀려
전통 주류업계는 고전…소주 도수·가격 낮춰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하이볼 상품들. [연합]

[헤럴드경제=정대한 기자] 소비 침체와 건강을 중시하는 ‘헬시 플레저’ 문화가 맞물리면서 소주와 맥주 등 전통 주류 소비가 침체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떠오른 하이볼 등 저도주 트렌드와 단체 회식 대신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는 혼술·홈술 문화가 확산하면서 주류 시장이 재편되는 모습이다.

11일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에 따르면 지난해 하이볼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대비 190.1% 증가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낮은 도수의 제품을 선호하는 저도주 트렌드와 홈술 문화가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해 CU에서 가수 지드래곤(GD)과 협업해 단독 판매했던 ‘피스마이너스원 하이볼’은 출시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개를 넘어서면서 대표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CU의 주류 예약·픽업 서비스 ‘CU BAR’에서도 지난해 하이볼 매출이 전년 대비 455.0%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GS25의 하이볼 매출도 76% 늘었고, 전체 주류 매출에서 하이볼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2.7%에서 2025년 9.2%로 확대됐다.

반면, 전통 주류로 분류되는 소주와 맥주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CU에 따르면 지난해 소주와 맥주 카테고리의 매출 증가율은 각각 8.9%, 10.9%에 그쳤다. 사케(60.3%)와 양주(24.5%) 등 최근 편의점 업계에서 새롭게 취급하고 있는 주종과 비교해도 증가율이 비교적 낮았다.

소주와 맥주를 판매하는 주류 업계들의 성적도 좋지 않았다. 롯데칠성음료의 작년 영업이익은 1672억원으로 지난해(1849억원)보다 9.6% 줄었고, 매출도 4조245억원에서 3조9711억원으로 1.3% 감소했다. 특히, 주류 사업은 지난해 매출이 7527억원으로 7.5% 줄었고, 영업이익도 18.8% 감소한 282억원으로 나타났다. 하이트진로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1723억원으로 전년 대비 17.2% 급감했고, 통상적으로 송년회와 모임이 몰려 있어 성수기로 여겨지는 지난해 4분기에도 9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내수 침체와 소비 위축이라는 악재에 더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술을 덜 마시는 ‘절주’ 문화가 확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20대의 하루 평균 알코올 섭취량은 64.8g으로 60대(66.8g)보다 낮았다. 과거 가장 많은 술을 마시던 연령층인 20대의 음주량이 고령층보다 적어진 것이다. 또한, 19~29세 청년층 중에서 술을 거의 마시지 않거나 월 1회 이하로 마시는 비율은 2024년 56.0%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05년(37.9%)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같은 흐름에 주류 업계는 소주 도수나 가격을 낮추는 등 저변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소주 제품 ‘진로’를 리뉴얼하며 도수를 기존 16도에서 15.7도로 낮췄고, 롯데칠성도 ‘새로’의 도수를 16도에서 15.7도로 줄였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알코올 도수를 낮추면 원가를 절감하는 이점이 있고, 저도주를 선호하는 젊은 소비자층을 공략할 수도 있다. 선양소주도 가격이 병당 990원인 ‘착한소주 990’을 출시하고 본격 공급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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