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신고 수입 유리병 사용 203억 유통…대형 제약사도 연루
식약처, 21개소 행정처분 및 접속 차단…소비자 주의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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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품용기로 수입 신고를 하지 않은 착색유리병을 사용해 적발된 알부민 제품.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부당행위긴급대응단 제공] |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달걀 흰자에서 유래한 일반 식품 단백질을 간 기능 개선 효과가 있는 건강기능식품이나 의약품으로 둔갑시켜 판매한 업체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정식 수입 신고조차 하지 않은 불법 용기를 사용해 수백억 원어치의 제품을 유통한 사례도 드러나면서, 기만적 마케팅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부당행위긴급대응단은 지난 3월 20일부터 4월 3일까지 알부민 식품 부당광고 판매업체 등을 집중 점검한 결과,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위반 업체 9개소와 ‘식품위생법’ 및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위반 업체 12개소를 적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식약처는 관할 기관에 행정처분을 요청하고 해당 온라인 게시물은 즉시 접속 차단 조치했다.
이번에 적발된 부당광고의 핵심은 전문의약품과 일반 식품의 명칭 혼동을 유도한 점이다.
‘사람 혈청 알부민’은 간경변 환자 등에게 처방되는 주사제 형태의 전문의약품이다. 반면 적발된 제품들의 원료인 ‘난백 알부민’은 달걀 흰자에서 유래한 식품 단백질로, 건강기능식품도 아닌 단순한 영양소 공급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적발된 9개 업체는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일반 식품인 알부민 제품을 마치 간 기능 개선이나 피로 회복에 탁월한 ‘영양제’인 것처럼 광고해 약 18억 원 상당의 제품을 판매했다.
주요 위반 내용으로는 ‘피로회복’, ‘간 기능 유지에 도움’, ‘알부민 영양제’ 등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혼동하게 하는 광고가 7개소로 가장 많았다. 또한 ‘알부민은 혈관 속 삼투압 유지에 도움’ 등 원재료의 생리적 효능을 해당 식품의 직접적인 효과인 것처럼 내세운 업체도 2개소 적발됐다.
주요 적발 제품과 업체로는 지니트레저의 ‘배한호 원장의 명작 알부민 967’, 에이치엘비제약 헬스케어의 ‘알부민 인텐시브 골드 329’, 헬스하우스의 ‘활력 알부민’ 등이 포함됐다.
이들 제품은 혼합음료나 액상차, 기타가공품 유형임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해시태그 등을 통해 ‘영양제’나 ‘면역강화’ 등의 문구를 남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적발된 한 업체는 ‘피로개선’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 근거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진 않다”며 “담당 직원이 남들도 타고 들어오기 때문에 임의적으로 태그를 썼던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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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백 알부민 식품에 대한 온라인 허위 광고.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부당행위긴급대응단 제공] |
광고 문제보다 더 광범위한 법 위반 사례는 제조 공정에서 발견됐다.
식약처는 식품용기로 수입 신고를 하지 않은 착색유리병을 사용해 제품을 제조·판매한 12개 업체와 관련 제품 108개 품목을 적발했다.
해당 용기를 사용해 생산된 제품 규모는 약 203억원(공장 출고가 기준)에 달하며, 수량으로는 2800만 병에 이른다.
문제의 유리병은 식품용 수입신고 절차를 누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형 제약사의 유통 자회사 제품들에 대거 사용됐다.
유한메디카의 ‘유한m 로얄 알부민액’, 보령컨슈머헬스케어의 ‘더융모알부민골드’, 제이더블유생활건강의 ‘알부민골드플러스알파’ 등이 적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외에도 대원제약, 제일헬스사이언스, 광동생활건강, 일동생활건강 등 인지도가 높은 다수의 업체가 제조사에 생산을 의뢰한 제품들이 이번 조치 대상에 포함됐다.
비록 해당 용기에 대한 기준·규격 검사 결과는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정식 수입 통관 절차를 거치지 않은 미검증 용기를 수천만 병 사용했다는 점에서 보건 산업계의 품질 관리 체계에 심각한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식약처는 유통전문판매업체들이 제조업체에 제조를 의뢰할 때 기본적인 법적 준수 사항을 확인하지 않은 점에 대해 책임을 물어 병행 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식약처 식품부당행위긴급대응단은 알부민 식품이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으로 허가된 것이 아니므로, 광고에서 제시한 피로 회복이나 간 기능 개선 등의 효능을 기대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소비자가 식품을 구매할 때 반드시 포장지에 ‘건강기능식품’ 마크가 있는지 확인하고, 전문의약품의 명칭을 차용한 상술에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는 당부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관계기관, 업계, 소비자단체 등과 긴밀히 협력해 불법·부당광고의 생성과 확산을 신속히 차단하고,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