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까지 고려한 임직원 보상체계 자리잡아야
연구개발직 등 성과 기여도에 따른 차등 보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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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윤창빈 기자 |
[헤럴드경제=김현일·정경수·고은결·박혜원·한영대·박지영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지급을 둘러싼 논쟁이 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요 대기업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이번 기회에 기업들의 임직원 보상 체계를 정밀하게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장의 호황기 성과만을 기준으로 할 것이 아니라 경기 사이클과 향후 예상되는 불황 등을 함께 고려해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염두에 둔 보상 제도가 자리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현금성 보상에 집중된 지금의 성과급 체계에서 벗어나 자사주 지급 등 회사의 장기적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현재의 현금성 보장보다는 엔비디아나 구글,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들처럼 ‘양도제한 조건부 주식(RSU)’을 통해 회사의 장기 성장에 초점을 둔 보상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성과급 재원으로 ‘영업이익 15%’ 사용을 주장하며 오는 23일 반도체 생산라인이 위치한 평택 사업장에서 첫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가운데 현대차 노조 역시 지난해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해달라고 가세하며 성과급 갈등이 국내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 실적에서 벗어나 향후 기업의 성장을 위한 투자와 미래 먹거리 개발까지 고려한 노사 교섭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단기 실적에만 초점을 맞춘 노사 간의 교섭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경기 사이클과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해 노사 협상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일시적인 성과 배분에 그치기보다 향후 투자와 고용 안정까지 함께 담보할 수 있는 구조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희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기업은 항상 경기 변동과 투자 부담 등 리스크를 안고 운영되는 만큼, 호황기 성과만을 기준으로 보상을 요구하기보다 불황기까지 함께 고려하는 균형 잡힌 인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기업 내부의 이익 배분 문제로 국가가 일률적으로 개입할 사안은 아니지만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경쟁력 유지를 전제로 합리적인 수준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과도한 성과급은 주주 몫과 미래 투자 재원을 잠식할 수 있다”며 “성과급이 기본급 체계를 흔들 정도로 커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보너스가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수준이 되면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호황기에 성과를 모두 소진하기보다 일부를 적립해 불황기에 활용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며 “성과급의 일정 부분을 유보하는 방식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특정 대기업에 한정된 논의에서 벗어나 산업 생태계 전반의 동반 성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대기업 중심으로 보상이 과도하게 확대되면서 중소·중견기업과의 격차가 커지고 있는 만큼, 개별 기업 이슈로 보기보다 산업 전반의 성과가 확산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방향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대기업에 집중된 성과를 협력사와 생태계 전반으로 연결하는 제도적 장치에 대한 고민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원칙에 맞게 기여도에 따른 차등 지급으로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 넣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업법 전문가인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기업의 호실적은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 1년 뒤 시장 상황을 장담할 수 없는 만큼 기업은 수익을 냈을 때 투자 재원으로 비축해야 한다”며 “성과를 내는 데에 직접적으로 기여한 부서에 집중적으로 보상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김기승 부산대 경제학부 교수는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과 우리나라의 노동 환경이 서로 다르지만, 연구개발 직군에 성과급을 더 많이 보상하는 등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성과급 보상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의 경우 ‘기여도 기반 보상 원칙’에 따라 엔지니어 등 핵심기술 인력에게 더 많은 보상을 안기며 인재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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