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화재·폭발 제일 겁난다”…자동 감지 체계 20% 불과

에스원, 기업 2만여곳 설문조사
중대재해법 대응 체계에도 현장 불안 여전
사고 예방 대응 체계 고도화에 ‘비용 부담’


경기 포천시의 한 식품 제조공장에서 불이 난 모습. 사진은 기사와 무관. [연합뉴스]


[헤럴드경제=부애리 기자]중소기업들이 현장에서 가장 우려하는 사고는 ‘화재·폭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대재해처벌법이 5인 이상 사업장까지 확대 시행된 지 2년이 지났다. 사업장 전반에 거쳐 안전 대응 체계가 빠르게 구축됐지만 안전관리에 어려움을 느끼는 중소기업들도 여전히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화재 위험 자동 감지 체계를 갖춘 기업은 10곳 중 2곳에 불과했다.

보안업체 에스원이 20일 발표한 ‘중소기업 산업현장 안전관리 현황과 인식에 대한 설문’에 따르면 기업들이 산업현장에서 가장 우려하는 점은 ‘근로자의 인명피해(72.7%)’로 현장의 불안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은 에스원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 고객 2만여 곳을 대상으로 지난 6일부터 14일까지 진행했으며, 총 1337개 기업이 응답했다.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안전 대응 체계 준비가 잘 되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500인 이상(68.4%), 50~500인 미만(64.0%), 5~50인 미만(69.8%) 기업이 ‘준비가 잘 되어있다’라고 답했다. 제도에 대한 대비는 비교적 잘 이뤄지고 있지만 실제 사고 예방 역량 사이에는 간극이 있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기업들이 가장 우려하는 사고는 ‘화재·폭발’


기업들은 산업현장에서 가장 우려하는 사고로 화재·폭발(50.6%)을 1순위로 꼽았다.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과열·정전 등 설비 이상(27.7%)까지 포함하면 응답 기업 10곳 중 8곳이 화재 관련 위험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화재·폭발을 가장 우려하는 원인은 인명 피해 가능성이 크다는 점(54.2%), 법적 책임이 크다는 점(30.1%)을 이유로 꼽았다. 중대재해 처벌이 강화되면서 법적 책임에 대한 경각심도 함께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화재·폭발 사고 예방을 위해 필요한 대응책으로 기업들은 ‘화재·과열 사전 감지 시스템(34.2%)’, ‘과열·이상 징후 자동 알림(32.0%), ’화재 수신반·스프링클러 원격 모니터링(22.3%)‘ 을 꼽았다. 위험 징후를 조기에 감지하고 이상 상황을 알려주는 선제 대응 체계에 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어떤 화재 대응 체계를 갖추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과열·이상 징후를 사전에 포착할 수 있는 화재 감지 시스템을 운영한다는 응답은 20.6%에 그쳤다. 대부분의 현장은 여전히 연기 감지기, 가스 탐지기와 같은 기본 감지 설비에 머물러 있어 화재 사고에 대한 우려 수준에 비해 대응 체계가 충분히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스원 관계자가 고객사를 방문해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에스원]


CCTV 관제 요원 운영에 어려움…AI 도입도 한 자릿수


기업들은 CCTV 관제 요원 채용과 운영에도 애로사항이 있었다. 응답 기업 73.4%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24시간 모니터링을 해야 하는 CCTV 운영 방식은 인력 의존도가 높아 중소기업의 부담을 가중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CCTV 운영 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야간 휴일 CCTV 모니터링(60.6%)’이 1순위로 꼽혔다. 이 때문에 응답 기업의 70.8%는 녹화 중심 CCTV만 운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인공지능(AI) CCTV 도입에 관심이 큰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 도입 수준은 4.7%로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에스원 관계자는 “실시간 위험 행동 감지, 작업자 쓰러짐 감지, 안전모 미착용 감지 등 사고를 예방하는 ‘AI CCTV’가 야간·휴일 관리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현장에선 고도화된 안전 대응 체계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지만 실제 도입률은 비용 문제 등 때문에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중소기업의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안전 일터 조성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현장 인지도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었다. 지원사업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대답은 15.6%에 그쳤다. ‘들어본 적은 있지만 자세히 모른다’(54.1%)와 ‘전혀 모른다’(30.3%)가 전체의 84.4%를 차지했다.

에스원 관계자는 “사고 징후가 발생했을 때 신속한 감지와 대응이 더 큰 사고로 번지는 것을 막는 가장 중요한 요소임에도 이에 맞는 안전 대응 체계를 갖추는 데에는 닿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라며 “AI CCTV·스마트 안전관리 설루션·열화상 카메라 등으로 고도화된 대응 체계 보급에 힘쓰는 한편, 비용 부담이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렌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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