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녀 살해 후 3년 반 시신 방치…“셀카까지 찍어” 2심도 징역 2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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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동거녀를 살해한 뒤 3년 6개월간 시신을 은닉한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27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인천원외재판부 형사1부(정승규 부장판사)는 21일 살인·사체은닉 혐의로 구속기소 된 A 씨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1심과 같은 형을 유지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를 목 졸라 살해한 뒤 범행이 발각되지 않게 3년 6개월간 사체에 방향제를 뿌리며 은닉했다”며 “원심 형을 달리 정할 만한 양형 조건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심 형을 달리 정할 만한 양형 조건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A 씨와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A 씨는 2015년 일본 호스트바에서 일하던 중 9살 연상의 피해자 B 씨를 만났다. 2016년부터 인천 원룸에서 동거하며 사실혼 관계를 유지했으나 2017년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적발돼 강제추방되면서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A 씨는 B 씨의 생활과 인간관계에 집착하며 소재를 확인하려 했다.

2018년 초 입원 중인 어머니를 병문안하러 입국한 B 씨는 A 씨에게 여권을 빼앗긴 채 다시 동거하게 됐다. 해외 이주로 주민등록이 말소된 B 씨는 휴대전화 개통이나 계좌 개설조차 어려운 처지였다. A 씨는 현금으로 생활비를 건네며 B 씨의 일상을 통제했고 가족·지인과의 연락도 관리했다.

사건은 A 씨가 3억원의 사기 범행으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벌어졌다.

2021년 1월, 사기 사건으로 실형 선고를 이틀 앞둔 새벽 A 씨는 B 씨와 술을 마시다 말다툼을 벌였다. 구속될 경우 문제로 갈등을 겪던 A 씨는 B 씨를 침대에 눕힌 뒤 목 졸라 살해했다.

범행 후 A 씨는 임대차 관계를 유지하며 매달 월세와 공과금을 납부했다. 정기적으로 방을 찾아 락스와 물을 섞은 액체, 방향제, 향을 뿌려 냄새를 숨겼다. 구더기가 생기면 살충제를 뿌렸고 에어컨과 선풍기를 가동해 공기를 순환시켰다. 이 상태가 3년 6개월 동안 이어졌다.

이후 사기 사건으로 구치소에 수감돼 월세 납부가 중단되면서 2024년 7월 건물 관리인이 악취를 감지해 경찰에 신고했고 시신이 발견됐다.

앞서 1심 재판부는 A 씨에 대해 “피해자가 되살아날까 기다렸고, 시신과 함께 TV를 보고 셀카를 찍었다는 진술은 죄책감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언행”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A 씨가 재판에서 “피해자가 살인을 부탁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유족들도 공탁금 수령을 거부하고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피해자는 자신의 죽음을 예상하지 못한 채 사망해 극심한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A 씨에게는 징역 27년과 함께 15년간 전자장치 부착 명령이 내려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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