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사태’ BGF·화물연대 교섭 착수

단일교섭 원칙…센터별 교섭 병행
BGF리테일, 협상 당사자로 참여
최종 타결 미지수…업주피해 가중


CU BGF로지스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22일 교섭에 착수하며 갈등이 협상 국면으로 전환됐다. 원청인 BGF리테일의 이행 보장을 전제로 단일교섭에 합의하면서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지 주목된다.

22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양측은 전날 ‘현 상황의 신속한 해결’을 골자로 한 합의서에 서명했다. 합의서에는 ‘단일교섭’을 원칙으로 하되, 물류센터별 운영 방식과 지역 여건을 고려해 센터별 교섭은 별도로 진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관련기사 6면

합의서에는 BGF로지스 대표이사와 화물연대본부 위원장이 서명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주영 의원, 국토교통부 교통물류실장, 고용노동부 진주지청장, BGF리테일 상무 등은 입회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합의의 핵심은 원청인 BGF리테일의 역할이 문서에 명시됐다는 점이다. 합의서에는 BGF리테일 임원이 입회인으로 참여해 자회사인 BGF로지스와 화물연대 간 합의 사항의 이행을 보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간 교섭 당사자가 아니라며 선을 그어온 원청이 사실상 협상 구조에 참여하게 된 것으로 해석된다.

양측은 이날 오전 BGF로지스 대표이사와 화물연대본부 위원장이 참석한 대표급 상견례에 이어 오후에는 BGF로지스 물류팀장과 화물연대 교섭위원이 참석한 실무 상견례도 진행한다. 세부 교섭 일정과 의제 등을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물연대는 이번 교섭 자체를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교섭에 나왔다는 것 자체가 사용자성을 인정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현장에서는 이미 원청이 누구인지 다 알고 있는 상황에서 교섭을 시작한 이상 더 이상 사용자성 논란은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노동부는 이번 교섭이 “이번 만남은 노조법상 교섭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노조법상 근로자성이 인정된 상태도 아니고, 사용자성 판단 절차도 거치지 않은 만큼 만남은 공식 교섭이 아니라 이해당사자 간 대화 수준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지난 1월부터 화물연대는 BGF리테일을 실질적 사용자로 지목하며 교섭을 요구해왔지만, 사측은 계약 구조상 직접 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사고 이후 사회적 파장이 커지고 정부와 정치권의 중재가 이어지면서 사측이 교섭 요구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다만 협상 타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화물연대는 최종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물류센터 봉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편의점 물류 차질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운송료와 노동조건 개선 등 핵심 쟁점을 둘러싼 양측 입장 차가 여전히 커 협상 과정에서 추가 충돌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의를 계기로 교착 상태였던 갈등이 대화 국면으로 전환됐다는 점에는 의미를 두면서도, 원청의 책임 범위와 구체적인 이행 방식 등을 둘러싼 줄다리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류 현장의 정상화 여부는 향후 교섭 속도와 합의 수준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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