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통행료 징수법’ 의회 상임위 통과

서류에 ‘페르시아만’으로 기재하고 통행료 리알화로 내야
적대국 연관 선박 통과 금지…법 위반시 나포하고 화물가치 20% 몰수
상임위 통과 이후 본회의 통과 절차 남아

지난달 오만 무산담주 경계의 라스알카이마 북부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의 모습. 이란 의회는 21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징수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이란 의회(마즐리스)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회가 21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법안의 본회의 상정을 가결했다.

이란 프레스TV는 이날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주권 확립에 관한 법률’이라는 명칭의 12개 조항으로 구성된 법안이 상임위를 통과했고, 본회의 토론·표결을 위해 의회 의장단에 송부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위원회 소속 바히드 아흐마디 의원은 “이 법안이 최종 통과되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대상으로 환경·보안 서비스 명목의 통행료를 징수할 수 있게 된다”며 “이 법에 통과 가능한 선박의 종류, 안전항로 설정을 비롯해 적대 국가 소속이거나 그와 연관된 선박에 대한 통행 금지 조항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모하마드 레자 레자이 쿠치 의원은 이 법안 내용에 대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은 반드시 이란 당국과 조율해야 하며 통행료는 이란 리알화로 지급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법이 제정되면 이란과, ‘저항의 축’ 동맹에게 적대적 국가와 단체의 해협 통행을 금지할 뿐 아니라 관련 해운서류에 이란 남부 해역의 공식 명칭인 ‘페르시아만’을 사용하지 않으면 통행 허가를 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페르시아만이라는 명칭 사용을 조건으로 내건 것은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의 주권 내에 포함되는 영역이라는 것을 강조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이란과 아라비아 반도 사이에 있는 해역의 명칭에 대해 유엔 산하 유엔지명전문가그룹(UNGEGN)은 고대부터 쓰인 ‘페르시아만’을 공식 명칭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란도 페르시아만이 국가의 주권을 인정하는 명칭으로 본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란을 배척한다는 의미에서 ‘아라비아만’(Arabian Gulf·Gulf of Arabia)이라고 부르고 있다. 미 국무부에서는 걸프지역 동맹국을 고려해 ‘더 걸프’(The Gulf)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란의 이번 조치는 페르시아만이라는 명칭을 인정하는 선박만 해협을 통과시키겠다는 것이다.

쿠치 의원은 해당 법률을 위반하는 선박은 나포하고, 화물 가치의 약 20%를 몰수하는 내용도 이 법안에 담겼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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