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생산자물가 1.6% 상승…3년 11개월만 최대폭

석유제품 30%↑외환위기 이후 최대
누적된 원자재 가격 상승분 4월도 반영


지난 19일 서울 만남의광장 주유소 앞에 휘발유 가격이 게시돼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전월 대비 1.6% 오르며 3년 11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특히 석탄·석유제품 가격의 경우, 중동사태 여파로 전월 대비 30% 넘게 치솟으면서 외환위기가 터진 1997년 12월 이후 가장 높았다. 이에 이달 들어 국제유가가 다소 진정되더라도 그간 누적된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시차를 두고 4월 생산자물가에도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3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석탄 및 석유제품,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1.6% 상승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해 9월(0.4%) 이후 7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는 2022년 4월(1.6%) 이후 3년 11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4.1% 올라 2023년 2월(4.8%)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중동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석탄·석유제품 화학제품 등이 오른 영향이 컸다”면서 “나프타 등 중간재 비중이 큰 생산자물가는 소비자물가보다도 유가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도 전년 동월 대비 높은 상승률(14.3%)을 이어가며 전체 상승폭을 키운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 보면 석탄·석유제품 가격(31.9%), 화학제품(6.7%) 등 가격 상승 영향으로 공산품이 전월 대비 3.5% 상승했다. 특히 석탄·석유제품은 무려 30% 넘게 뛰면서 상승세를 주도했다. 이는 1997년 12월(57.7%)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보다도 높은 수준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이달 들어 국제유가가 소폭 진정됐지만 앞서 상승한 원자재 가격의 여파가 시차를 두고 생산자물가에 반영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팀장은 “4월 들어 유가는 전월 평균 대비 다소 낮아졌지만, 3월 이전 상승한 원자재 가격 영향이 점차 생산자물가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미·이란 협상 등 지정학적 변수의 불확실성이 커 향후 흐름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같은 기간 농림수산품은 농산물(-5.0%), 축산물(-1.6%) 가격이 내리면서 전월 대비 3.3% 하락했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에선 산업용 도시가스(-3.0%) 하락 여파로 전월 대비 0.1% 떨어졌다. 서비스는 음식점·숙박 서비스(0.1%)가 올랐지만 운송 서비스(-0.2%) 등이 하락하며 전월 대비 보합세를 나타냈다.

생산자물가와 수입물가를 합산해 상품과 서비스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2.3%, 전년 동월 대비 3.7% 올랐다. 원재료(5.1%)와 중간재(2.8%) 모두 오른 결과다. 원재료는 국내출하(-2.0%)가 감소했지만 수입(7.3%)이 크게 늘면서 상승폭을 키웠고 중간재는 국내출하(2.4%)와 수입(4.9%)이 모두 전월 대비 증가했다.

국내 출하에 수출품까지 더한 총산출물가지수는 지난달 공산품(7.9%)이 뛰면서 전월 대비 4.7%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9.0%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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