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위급상황 출동 못해 현장 대응 큰 애로
소방재난본부 “119구급대 챗봇 이용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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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9 구급대원들이 구급차을 이용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서울소방재난본부 제공] |
#1. 올해 1월 4일 밤 서울의 한 단독주택에서 ‘다리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119 구급대원이 즉시 출동해 60대 여성 환자 A씨의 상태를 확인했으나, 원활한 거동이 가능했다. A씨는 “택시비가 없어 구급차를 불렀다”고 말하며 이송을 요구했다. 구급대는 관련 법령과 지침에 따라 구급활동을 거절했다. 하지만 구급대원들이 A씨와 실랑이를 벌이는 1시간 동안 다른 출동을 나가지 못했다.
#2. 올해 1월 29일 새벽에는 ‘5일 전부터 어금니가 아프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구급대원이 확인한 결과 ‘환자’ B씨는 음주 상태의 40대 남성이었다. 치통은 없는 상태로 확인됐다. 역시 관련 법령과 지침에 따라 구급활동이 거절됐지만, 구급대는 정확하게 1시간12분 동안 다른 출동을 나갈 수 없었다. B씨는 그 다음날 오전 5시에도 ‘어깨가 아프다’며 신고했다. 구급대원이 병원 전 응급환자 분류 기준에 따라 평가한 결과 비응급에 해당하는 5단계로 분류됐으나 이후에도 2회에 걸쳐 음주 후 신고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사례처럼 응급한 상황이 아님에도 본인 편의를 위해 119 구급차를 부르는 이른바 ‘비응급환자 출동’이 하루 100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소방재난본부(이하 본부)는 비응급 출동이 반복되면서 정작 위급한 응급환자의 골든타임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비응급환자의 119 신고 자제를 당부했다.
23일 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서울소방의 119 구급 출동 건수는 ▷2023년 61만1990건 ▷2024년 55만9006건 ▷2025년 54만6578건이었다. 출동 건수는 일평균 1569건이었다. 이 중 비응급 출동은 ▷2023년 3만2915건 ▷2024년 4만5939건 ▷2025년 4만9200건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117건이 비응급 출동이었다. 구급 출동 건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비응급 출동은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다.
비응급 출동은 병원 전 응급환자 분류(Pre-KTAS)를 통한 환자평가에서 가장 낮은 단계인 5단계로 분류된 출동이다. 단순 치통·감기와 같은 만성 또는 경증 질환 등이 포함된다.
본부에 따르면 외래 진료 목적이나 만성질환 약 처방을 위한 병원 이동, 보호자 부재 등 개인적인 사정으로 이송을 요청하는 등 119 구급차를 비응급 목적으로 이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이러한 비응급 출동은 생명이 위급한 응급환자에 대한 신속한 이송을 지연시키고 한정된 응급의료 자원의 낭비로 이어질 수 있어 올바른 119 구급차 이용 문화 정착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본부는 전했다.
현장 구급대원들에 따르면 119 신고만으로 응급 여부를 즉시 판단하기 어려워 현장 출동 후 이송 필요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이 불가피하다고 한다. 본부 소속 한 구급대원은 “신고만으로는 응급상황인지 비응급상황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우선은 현장에 출동하는데 비응급상황임에도 막무가내로 구급차를 타겠다는 분도 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되면 정작 위급한 응급환자에 대한 출동이 늦어질 수밖에 없어 현장 대응에 어려움이 크다고 한다.
더구나 현재로서는 비응급 상황으로 119구급차를 불렀다고 해도 마땅한 제재 수단이 없다. 현행법에서는 비응급 상황으로 신고를 반복해서 했다고 하더라도 벌금 등을 부과할 수 없다.
이에 본부는 이 같은 비응급 신고를 줄이기 위해 구급 신고 시 올바른 119구급차 이용 방법을 안내받을 수 있는 서울소방 119구급대 챗봇을 이달 7일부터 운영 중이다.
아울러 뉴미디어 매체와 전광판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올바른 119구급차 이용 문화 확산을 위한 홍보도 추진하고 있다.
홍영근 본부장은 “비응급 신고가 반복되면 정작 위급한 응급환자에 대한 출동과 이송이 지연될 수 있다”며 “응급환자에게 신속한 구급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비응급환자는 구급 출동 요청보다 119에서 제공하는 24시간 의료 상담과 병원·의원·약국 안내를 우선 이용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손인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