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박시내 교수 연구팀, ‘이명’ 재훈련 치료 핵심 예후 인자 확인

이명 환자 1269명 2년간 추적 관찰
초기 심리 상태가 치료 결과 좌우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박시내(왼쪽) 교수, 이찬미 임상강사.[서울성모병원 제공]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귀울림 증상 ‘이명’ 치료 효과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 핵심 요인들을 밝혀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는 이비인후과 박시내 교수 연구팀(제1 저자 이비인후과 이찬미 임상강사)이 진행했다. 환자 1269명을 2년간 추적 관찰한 대규모 연구가 이뤄졌다.

이명은 외부에서 아무 소리가 없는데도 귀나 머릿속에서 ‘삐~’ 같은 소리가 지속해서 들리는 증상이다.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국내 인구 약 5명 중 1명꼴로 이명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국제학술지에 실린 메타 연구에서는 전 세계 평균 이명 유병률이 약 14%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흔한 질환이지만, 치료 반응이 제각각이어서 효과가 있을지를 확인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이 주목한 치료법은 1999년부터 서울성모병원이 국내 최초로 꾸준히 적용해 온 전문의가 직접 시행하는 전문 이명재훈련치료(Tinnitus Retraining Therapy)다.

해당 치료는 이명을 뇌가 더 이상 위협 신호로 인식하지 않도록 반복 훈련하는 방식으로, 전문 교육 상담과 소리 치료를 병행한다.

연구팀은 2021~2022년 이명재훈련치료를 받은 환자 1269명(평균 나이 53세)을 치료 시작 후 각 ▷3개월 ▷6개월 ▷1년 ▷1년 반 ▷2년 시점까지 추적해 이명장애지수(Tinnitus Handicap Inventory) 변화를 측정했다.

분석 결과, 치료 효과는 시작 후 첫 1년에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치료 3개월 사이에 귀울림의 불편함과 생활 방해 정도가 가장 크게 줄었고, 12개월까지 유의미하게 호전됐다. 1년이 지난 뒤에는 개선이 둔화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치료 첫 1년을 집중 관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치료 후 이명이 일정 시간 이상 나타나지 않는 ‘임상적 완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도 확인됐다. 전체 환자 중 하루 5분 이상 이명이 발생하지 않는 완치 환자는 해당 연구 기간 중 172명(약 13.6%)이었는데, 다변량 분석 결과 여성이 남성보다 완치 확률이 약 2.4배 높았다. 또 나이가 젊을수록, 청력 손실이 적을수록 완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 시작 시점에 이명으로 인한 불쾌감이 심한 환자일수록 치료 후 이명장애지수의 개선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초기 이명장애지수 자체가 높을수록 2년 내 완전한 완치에 도달하기는 상대적으로 어려웠다.

이는 초기 증상이 심하다는 이유만으로 치료를 포기할 필요가 없음을 의미한다. 증상이 심한 환자도 치료를 통해 삶의 질을 크게 향상할 수 있으며, 다만 완치까지 이르기 위해서는 보다 장기적이고 집중적인 관리가 뒷받침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연구를 주도한 박시내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지난 26년간 꾸준히 시행해 온 이명재훈련치료에 대해 어떤 환자가 치료에 잘 반응할지 예측할 수 있는 임상적 단서를 대규모 데이터로 확인한 데 의미가 있다”며 “성별, 나이, 청력 상태, 초기 심리적 고통 정도를 함께 고려하면 환자별로 더 최적화된 치료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를 계기로 이명 환자를 진단할 때 단순히 귀의 이상 여부만 확인하는 것을 넘어, 심리적 고통 수준과 생활 영향도를 함께 평가해 치료 계획을 세우는 개인 맞춤형 접근이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번 연구는 지난 4월 초 개최된 제72차 대한이과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되어 우수연제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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