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 방공망 공격에 이란·이스라엘 다시 ‘공중전 카운트다운’

이란 매체 “테헤란 방공망 가동” 이스라엘은 공격 부인
이스라엘 국방 “공격 재개 준비 완료. 표적은 모즈타바”
美 부시호 중동 근접…항모 4척 중 3척이 중동에
휴전 ‘형식적 틀’ 와중 군사적 긴장 고조

 

23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고(故)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왼쪽)와 그의 아들인 신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그려넣은 벽 옆을 한 여성과 아이가 지나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미국이 무기한 휴전을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란과 이스라엘·미국 간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테헤란에서 방공망이 가동되고, 이스라엘은 공격 재개를 공언하는 한편 미국은 중동 해역에 항공모함 전단을 추가 배치하며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이란 관영 매체들은 23일(현지시간) 수도 테헤란에서 적대적 공중 활동이 포착되면서 방공망이 가동됐다고 보도했다. IRNA 통신은 이날 저녁 테헤란 동부와 서부에서 방공 미사일 발사 소음이 들렸다고 전했고, 메흐르 통신도 수도 곳곳에서 적대적 목표물을 요격하기 위한 방공 시스템이 작동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방공망이 겨냥한 대상이나 실제 피해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관련 공격을 부인했다. 이스라엘 안보 당국자는 이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이스라엘은 이란을 공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으로는 전쟁 재개에 대한 의욕을 보였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군 수뇌부와의 전황 평가 회의에서 전쟁 재개 준비가 완료됐으며 미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카츠 장관은 “이스라엘은 이란과의 전쟁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며 “방어와 공격 모두 준비를 마쳤고 타격 목표도 이미 설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 절멸 계획의 주모자인 하메네이 일가와 이란 정권 지도부 후계자 제거를 위해 미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전쟁 재개 시 최우선 타격 대상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또 “핵심 에너지 및 전력 시설을 파괴해 이란을 어둠과 석기 시대로 되돌릴 것”이라며 “재개될 공격은 이전보다 훨씬 치명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공세적 발언은 향후 공중전 재개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군의 조지 H.W 부시호 [AP]

미국도 협상 결렬 이후를 대비해 중동 인근에 병력을 증원했다. 미군 항공모함 조지 H.W. 부시호가 이날 인도양에 진입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중동 인근에는 사실상 항모 3척이 동시에 전개되는 상황이 됐다.

부시호는 지난달 말 미 버지니아 노퍽 기지를 출발해 아프리카 남단을 거쳐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위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 전단의 합류로 미군은 추가 항공 전력과 타격 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이미 에이브러햄 링컨호는 인도양에서, 제럴드 R. 포드호는 홍해에서 작전을 수행 중이다. 현재 운용 가능한 미 항모 4척 가운데 3척이 중동 지역에 집중 배치된 셈이다.

군사 전략 측면에서도 압박 수위는 높아지고 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미군은 이란의 비대칭 전력을 겨냥한 ‘동적 타격’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이동하거나 실시간으로 위치가 바뀌는 표적을 즉각 식별해 타격하는 방식이다. 주요 타격 대상에는 고속정, 기뢰 부설 선박 등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활용되는 전력이 포함된다. 이들 전력은 이란이 해협을 사실상 통제하며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는 핵심 수단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미군은 에너지 시설 등 군사·민간 겸용 인프라를 타격하는 방안과, 이란 군 지도부 및 협상 저해 인사에 대한 정밀 타격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중동 정세는 휴전이라는 형식적 틀 속에서 공중·해상 전력 강화로, 언제든 충돌이 재개될 수 있는 ‘전쟁 전야’ 상황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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