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대상자로 러트닉 상무장관 등 거론
관세전쟁 성과 못 미덥고, 엡스타인 파일에 이름 올라
이란戰 지지 미흡한 개버드, 만취로 근태 논란 빚은 파텔 등도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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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관세 전쟁의 성과가 미흡하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과 최근 억만장자 성범죄자 엡스타인과의 친분이 알려진 것까지 더해 경질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AP] |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 팸 본디 법무장관에 이어 로리 차베스-디레머 노동부장관까지 한 달 반 사이 3명을 경질하면서 다음 순번은 누가 될 지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가장 유력하게 꼽히는 다음 경질 대상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이 장관들에 대해 성과와 부정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는지 등을 기준으로 평가한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전쟁 등 핵심 정책에서 러트닉 상무장관의 업무 수행에 깊이 실망했다는게 백악관 관계자들이 폴리티코에 전한 공통된 바다.
러트닉 장관은 독선적인 업무 방식으로 주위 평가도 안좋다는게 정가의 전언이다. CNN은 이달 초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러트닉 장관에 대해 수개월 동안 냉담한 태도를 보여왔고, 내부에서도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고 보도했다.
러트닉 장관은 억만장자 성범죄자인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친분까지 알려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금기시하는 ‘부정적인 관심’까지 불러일으켰다. 그는 지난해 엡스타인과 “2005년 이후 단 한 번도 같은 공간에 있었던 적이 없었다”며 친분을 부정했지만 엡스타인 파일에 250번 이상 그의 이름이 언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 맨해튼의 부촌 어퍼이스트사이드에서 13년간 이웃으로 지내면서, 다른 이웃의 공사로 인한 소음에 같이 소송을 내자고 논의하기도 했고, 같은 회사에 공동으로 투자하기도 했다. 2012년에는 러트닉 일가가 엡스타인의 섬에 놀러가기도 했다. 공개된 엡스타인 파일에 따르면 그는 2018년까지도 엡스타인과 이메일로 교류했다.
지난달 상원 청문회에서 러트닉 장관이 엡스타인의 섬에서 한 시간 정도 점심을 같이 먹은 적이 있다며 파일의 내용을 사실상 시인하자, 민주당 뿐 아니라 공화당에서도 사임 요구가 나왔다. 민주당으로 하여금 공격할 빌미를 줬다는 점에서 폴리티코는 러트닉에 대해 ‘아슬아슬한 얼음판(thin ice)’위에 서 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러트닉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을 총 지휘하는 인물인데, 그 아들은 러트닉이 세웠던 투자사에서 기업들을 상대로 관세 환급금 청구 권리를 미리 사들이고 수수료 차익을 받는 사업을 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CNN은 러트닉 장관의 아들이 이전부터 행정부와 밀월 관계를 바탕으로 사업을 추진하는것을 트럼프 대통령이 못마땅하게 여겼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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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시 파텔 FBI 국장이 지난 2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우승한 미 남자 아이스하키팀과 승리를 축하하는 사진을 올렸다. [파텔 X 발췌] |
캐시 파텔 연방수사국(FBI) 국장도 성과와 부정적인 관심 측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기준에 미흡한 것으로 분류되고 있다. 파텔 국장은 이전에도 업무와 관련없는 돌발 행동으로 자주 구설에 올랐다. 여자친구를 만나는 사적인 일정을 위해 FBI의 공무용 제트기를 이용한 것도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지난 2월 밀라노까지 FBI 전용기를 타고 가 미국 남자 아이스하키팀 경기를 직접 관람하고 미국의 금메달이 확정되자 라커룸에서 선수들과 맥주를 마시며 뒤풀이하는 모습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하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사저인 마러라고 리조트에 총기로 무장한 20대 남성이 침입했다 보안요원의 총격을 받고 사망하는 사건까지 있어,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수장이 올림픽 경기를 보겠다고 국가 자산을 활용해 자리를 비우는게 맞는 처신이냐는 비판이 일었다.
최근에는 더 애틀랜틱의 보도로 알려진 잦음 과음과 불명확한 장기 결근 등 ‘근태’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애틀랜틱의 보도에 따르면 파텔은 워싱턴DC와 라스베이거스의 클럽에서 만취 상태로 자주 목격됐고, 백악관 당국자들과 정부 관계자들 앞에서도 취할 정도로 술을 마시기도 했다. 과음한 파텔 때문에 아침 회의가 미뤄지기도 했고, 만취한 파텔이 문이 잠긴 방에서 나오지 못해 경호팀이 구조장비를 동원하는 일까지 있었다고 전해졌다.
파텔은 보도가 나온지 3일 후인 20일에 애틀랜틱을 상대로 명예훼손에 따른 피해를 배상하라며 2억5000만달러(3680억원)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파텔은 보도 내용을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파텔이 아이스하키팀과 맥주를 마시는 사진을 SNS에 올렸던 일부터 매우 불쾌하게 여겼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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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라크전 참전 용사에 4선 하원의원 출신인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이란 전쟁을 적극적으로 지지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경질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AFP] |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트럼프에 대한 충성심 측면에서 지위가 불안해진 경우다. 개버드는 본래 타국에서 미국이 벌이는 전쟁을 반대하는 골수 마가(MAGA·미국 우선주의) 출신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이란을 상대로 전쟁을 시작한 것은 개버드 국장이 지지해온 이념과는 상충되는 지점이다. 개버드 국장은 대외적으로 침묵을 지켜왔는데, 부하 직원인 조 켄트 전 국가대테러센터장이 공개적으로 이란 전쟁에 반대하며 사임한 이후 소극적인 대응을 한 것이 트럼프의 심기를 거슬렀다는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이 주변에 개버드 국장의 경질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고 보도했다. 켄트 전 센터장이 사임한 이후 열린 의회 청문회에서 개버드 국장이 켄트를 적극적으로 비판하지 않았던 것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에 대한 충분한 지지를 보여주지 않는 것이라 판단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개버드 국장은 2020년 러시아가 트럼프의 당선을 위해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혐의가 없다고 판단하는 등, 트럼프의 정치적 리스크를 털어내는데 공을 세웠다는 점을 들어 ‘안전하다’고 보고 있다. 개버드 국장이 여성인 점도 오히려 경질 가능성을 낮춘다는 분석도 있다. 공교롭게도 앞서 해임된 놈, 본디, 차베스-디레머 장관은 모두 여성이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트럼프의 무리한 전쟁과 경제 정책 실정으로 지지율이 하락하자, 그 책임을 여성 각료들에게 지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장관이 차베스-디레머 장관 경질을 검토하자, 백악관 내부에서 여성 장관들만 연이어 해임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것이라 우려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