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살릴 피가 부족합니다’…4월에 닥친 헌혈 한파

20대 이하 헌혈자 비율 10년새 77→53% ‘뚝’
혈액 보유량 3일분 안팎…혈액부족 만성화 우려

부산 헌혈의 집 서면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헌혈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최근 10년 사이 20대 이하 헌혈자 비율이 급감하고 봄철에도 헌혈 부족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고령화와 헌혈인구 감소로 혈액 부족이 만성화될 수 있어 정부는 관련 규정 완화를 고민하고 있다.

26일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달 24일 기준 전국 혈액 보유량(적혈구제제)은 1만5203유닛으로 약3일분(1일 소요랑 5052유닛)에 해당한다.

봄에 들어섰지만 혈액 수급은 헌혈자 감소로 인해 비수기인 1~2월보다 더 좋지 않은 상황이다.

이는 혈액 수급이 부분적으로 부족한 ‘주의’ 단계에 들어가기 직전인 ‘관심’ 단계에 속한다.

적십자사의 적정 혈액 보유량은 일평균 5일분 이상으로, 혈액 수급 위기 단계는 보통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등으로 나뉜다.

혈액형별 보유량은 B형은 4.3일분, AB형은 3.6일분이다. A형과 O형은 각 2.4일분으로 이미 ‘주의’ 단계에 들어섰다. 실제로 대한적십자사의 혈액사업통계연보를 살펴보면 2015년 308만2918건이었던 채혈기관별 총헌혈 실적(적십자 외 기관 포함)은 10년 뒤인 2025년 283만9632건으로 7.9% 줄었다

특히 2015년에는 전체 헌혈자의 77%였던 20대 이하 비율(16∼19세 34.0%, 20대 43.0%)이 2025년 52.3%(16∼19세 18.6%, 20대 33.7%)로 15%포인트(p) 가까이 급감했다.

일각에서는 고령화와 헌혈자 감소 등이 겹치면서 혈액 부족 현상이 만성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정부는 헌혈 활성화를 위한 규정 완화를 고민하고 있다.

헌혈 관련 사진. [123RF]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이 2022년 연세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진행한 용역보고서는 “인구 고령화 및 암, 심뇌혈관질환 등 중증질환자 증가로 혈액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인구 고령화 및 헌혈인구 감소,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혈액제제의 부족 현상은 만성화·심화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정부가 저울질하는 안은 헌혈 간 기능 검사(ALT검사)를 36년 만에 폐지하고 헌혈 가능 연령을 69세에서 70세 이상으로 높이는 게 대표적이다.

현행 혈액관리법 시행규칙은 혈액원이 채혈할 때 간 기능 검사, B형·C형간염 검사, 후천성면역결핍증 검사 등을 실시해 혈액 적격 여부를 확인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정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2009년 간 기능 검사 제외를 권고한 점 등을 고려해 ALT검사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 .

시행규칙은 또한 ‘70세 이상인 자’를 채혈 금지 대상(전혈 헌혈 기준)으로 정하고 있는데 이 역시 최근 헌혈 이력이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ALT같은 경우 여름쯤 기준을 없애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고, 연령은 생애 첫 헌혈을 일흔이나 여든에 하는 것은 무리이므로 ‘최근 2년 이내 헌혈 경험이 있는 사람’ 등 안전하게 기준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헌혈자 선별기준 완화의 기본 방향은 제2차 혈액관리 기본계획(2026∼2030)에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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