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정 분야 경쟁 가능, 동남아 시장 격돌
日 ‘OSA 패키지 수출’ 통한 G2G 공략
일본이 사실상 금지해왔던 살상무기 수출을 허용하면서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한국과의 경쟁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일본 방산이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단기적으로는 영향이 제한적이고, 중장기적으로 일부 분야에 국한된 경쟁이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일본 정부는 지난 21일 방위장비 이전 3원칙과 운용 지침을 개정, 방위장비 수출을 비전투 목적에 한정하는 ‘무기 수출 5유형’ 원칙을 철폐하기로 결정했다. 기존에는 살상 능력이 없는 5개 유형(구난, 수송, 경계, 감시, 소해)에 한해 수출을 제한적으로 용인했지만, 이제는 살상 능력이 있는 무기 체계 판매가 가능해진 것이다. 이에 일본은 본격적인 방산 수출 산업화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수출 레퍼런스·성능 신뢰성 등 韓 경쟁 우위 ‘굳건’=시장에서는 일본이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자로 부상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물론 당장은 한국 방산업계의 대표 품목인 전차·자주포·유도무기 분야에서 직접적인 충돌 가능성은 낮고, 수출 레퍼런스와 성능 신뢰성 측면에서 한국이 우위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한 일본 방산 기업들은 생산 능력을 늘리고 있지만, 수출을 고려하면 추가 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원준 전북대 첨단방산학과 교수는 “일본 방산은 아직 수출 실적이 거의 없고 내수 중심 구조였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된 체계라고 보긴 어렵다”며 “이미 수출을 통해 성능과 운용이 입증된 한국의 전차나 자주포와 당장 경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격 경쟁력이나 절충교역, 산업협력 조건 등 수출에 필요한 요소까지 감안하면 격차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해군 함정 분야에서는 경쟁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게 점쳐진다. 일본은 조선·기계 기술을 기반으로 수상함과 잠수함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고, 2024년 호주 호위함 사업에서도 한일 간 경쟁 구도가 형성된 바 있다. 또한 일본은 최근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함정 수출을 추진하며 시장 공략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지역은 한국 방산업체들이 잠수함·수상함 등을 수출해온 핵심 시장이기도 해 향후 경쟁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의 수출 전략으로는 정부 주도의 안보 지원 프로그램인 OSA(Official Security Assistance)가 핵심 수단으로 거론된다. OSA는 개발도상국의 안보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방산 수출과 연계된 일종의 ‘패키지 지원’ 모델이다.
▶“일본과 경쟁·협력 병행 필요…제도 참고할 필요”=다만 일본 방산 수출 확대가 단기간 내 글로벌 시장 판도를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방산 수출에는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산업 협력, 절충교역, 운용 실적 등 복합적인 요소가 요구되는데, 일본은 아직 이런 측면에서 경험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평화헌법 기반의 일본 내 여론 역시 수출 확대의 제약 요인으로 꼽힌다. 항공·미사일 분야 역시 잠재적 경쟁 영역으로 거론되지만 당장 본격적인 경쟁이 전개되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일본은 차세대 전투기를 영국·이탈리아와 공동 개발 중이며, 방공 미사일 생산 경험도 보유하고 있지만, 독자 수출 모델과 제도적 제약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고은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