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공과금 잘 내면 크레딧 올라간다

유틸리티납부이력 신용평가반영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미국 정부가 임대료·공과금 납부 이력을 신용평가에 반영하도록 허용하면서, 주택시장과 모기지 접근성 전반에 구조적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특히 ‘신용 부족(thin credit)’ 계층의 주택 구입 문턱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페니매와 프레디맥은 임대료와 유틸리티(전기·수도 등) 납부 기록을 기반으로 한 신용평가 모델을 인정하기로 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에 따라 기존의 전통적 신용점수 체계에서 배제됐던 금융이력 부족 계층도 모기지 대출 심사에 포함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 “보이지 않던 신용”의 공식화…주택시장 저변 확대 기대

이번 조치는 그동안 신용카드나 대출 이용 기록이 부족해 신용점수가 낮거나 아예 산출되지 않았던 수백만 명의 소비자를 제도권 금융으로 끌어들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미국 내 상당수 세입자들은 매달 임대료를 꾸준히 납부하면서도, 해당 이력이 신용평가에는 반영되지 않아 금융 접근성에서 불이익을 받아왔다. 양 기관은 임대료·공과금 납부 데이터를 활용하면 보다 ‘현실적인 상환능력’을 반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젊은층, 이민자, 저소득층 등 전통적 금융이력 축적이 어려운 집단에서 긍정적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모기지 수요 자극 vs. 신용 리스크 확대 ‘양면성’

다만 이번 정책이 단순히 수요 확대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대출 접근성이 개선되면서 단기적으로는 주택 구매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지만, 동시에 신용 리스크 관리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를 수 있다.

임대료 납부 이력은 안정적 주거를 반영하는 긍정적 지표이지만, 경기 둔화나 소득 감소 시 가장 먼저 흔들릴 수 있는 지출 항목 중 하나이기도 하다. 특히 공과금 납부 데이터는 지역별·계절별 변동성이 커 신용평가의 일관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데이터 수집과 검증 과정에서의 표준화 문제도 남아 있다. 민간 플랫폼이나 핀테크 기업이 제공하는 데이터의 신뢰성, 그리고 개인정보 보호 이슈 역시 정책 확산의 변수로 꼽힌다.

■주택가격·금리 환경과 맞물린 ‘정책 효과’ 주목

이번 조치는 최근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주택시장과 맞물리며 그 효과가 더욱 주목된다. 금리 부담과 가격 상승 피로로 수요가 위축된 상황에서, 신규 대출 가능 인구를 확대하는 정책은 시장 하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특히 생애 첫 주택 구입자(first-time homebuyer) 비중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거래량 회복에도 일정 부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급 부족 문제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요만 자극될 경우, 일부 지역에서는 가격 재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금융 포용 확대” vs. “리스크 전이”…정책 성패의 관건

결국 이번 정책의 핵심은 ‘금융 포용(financial inclusion)’ 확대와 ‘신용 리스크 관리’ 간 균형에 있다. 전통적 신용평가의 사각지대를 보완한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크지만, 평가 기준의 정교화와 데이터 신뢰성 확보 없이는 오히려 금융 시스템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실제 대출 승인율 변화와 연체율 추이를 통해 정책 효과가 가늠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양 기관이 어떤 기준으로 비전통적 데이터를 가중 반영할지, 그리고 금융기관들이 이를 어떻게 리스크 모델에 반영할지가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이번 조치는 단순한 신용평가 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미국 주택금융 시장의 ‘입구’를 넓히는 구조적 전환이라는 점에서 향후 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황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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