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장독값, 교사가 물었다” 李대통령 ‘장독’ 발언에 교총, 제도 정비 호소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안전 문제로 소풍과 수학여행을 안 가는 경향을 지적한 가운데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교권 보호 제도 정비 등이 절실하다며 호소했다.

29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총은 전날 논평을 통해 “체험학습 권고에 앞서 축소 원인 파악과 현장 어려움 해소 및 안전담보 대책 마련이 우선”이라며 “현장체험학습 활성화는 단순 안전인력보강을 넘어 실효적면책권이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장독을 지키라면서, 깨지면 책임은 교사에게만 묻는 나라”라면서 이 대통령을 향해 “그 장독값 누가 물어 왔느냐”고 반문했다.

앞서 이날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요새 소풍도 잘 안 가고, 수학여행도 안 간다고 한다. 소풍이나 수학여행도 수업의 일부 아닌가”라며 “단체 활동을 통해서 배우는 것도 있고, 현장 체험도 큰 학습인데, 이게 주로 혹시 안전사고가 나지 않을까 하는 위험 또는 관리 책임을 부과당하지 않을까 하는 그런 걱정 때문에 이러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혹시 구더기 생기지 않을까 싶어서 장독을 없애버리면 안 된다”며 “책임을 안 지려고 학생들에게 좋은 기회를 빼앗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교총은 지난 2022년 강원 속초 버스사고 당시 인솔교사에게 금고 6개월형(선고유예)이 선고됐고 이듬해인 2023년 전남 목포 유치원 사고때도 인솔교사에게 금고 8월, 집행유예 2년형이 선고됐었던 사고사례를 열거하며 “법정에 서는 건 결국 교사”라고 지적했다.

또 “국가가 책임을 떠넘겼을 뿐 우리는 책임을 회피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李대통령 “공교육 정상화, 교사 인권·권위 보호에서 출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교총이 교사 611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체험학습 중단·폐지’에 답한 이들은 81.8%에 달했다. 안전에 대한 책임을 교사 개인에게 묻는 근무 환경 때문에 ‘위험 회피’ 경향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저도 학교 다닐 때 좋은 추억만 있는 건 아닌데, 초등학교 5학년 때 경주 수학여행 간 게 평생의 기억으로 남아 있고 그 과정을 통해 배운 것도 참 많다”며 “소풍이나 수학여행 같은 단체 수업, 활동에 문제가 있으면 교정하고 안전 문제면 비용을 지원해 안전요원을 보강하든지, 선생님 수업이나 관리에 부담이 생기면 인력 추가 채용해 데리고 가면 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자원봉사 요원으로 시민한테 협조를 부탁해도 된다”며 “이게 책임을 안 지려고 학생들한테 좋은 기회를 빼앗는 건데, 각별히 신경 써달라”라고 밝혔다.

하지만 교총은 단순한 인력 보강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며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인력을 더 뽑으면 되는 것이 아니다. 안전요원 100명을 붙여도 법정에 서는 건 담임교사 1명”이라며 “사람이 모자란 게 아니라 법이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장을 모르는 처방으로 교사를 벼랑 끝에 세우지 말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교권소송 국가책임제 ▷악성민원 맞고소 의무제 ▷중대교권 침해사안 학생부 기재 ▷모호한 정서학대조항 명확화 ▷아동학대 무혐의시 검찰 불송치 등 5대 핵심 교권보호과제 반영을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은 실질적인 ‘교권 보호 강화 방안’을 함께 주문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교사의 인권과 교육활동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며 “정부는 실질적 교권 보호 강화 방안과 함께 교육 현장의 안정을 위한 해법을 조속히 마련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어 “공교육 정상화는 학생은 물론 교육의 또 하나의 주체인 교사의 인권과 권위도 보호되는 데에서 출발한다”며 “이를 위해선 과중한 행정업무를 줄이고 수업과 학생의 생활지도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