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SK하닉 입사에 4년 장학금…서울대 대신 연·고대 반도체학과 간다 [세상&]

연대·고대 반도체 계약학과 수시 합격선 역대 최고
연세대 추천형 1.1등급·고려대 학업우수 1.4등급
삼성전자·SK하이닉스 취업 보장에 상위권 관심
“의대 비선호 최상위권, 의대 제외 1순위로 노린다”


서울 강남권 입시학원가에서 ‘반도체 계약학과’가 최상위권 학생들의 새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학원가에 걸린 ‘의치한약수반도체’ 플랜카드. [SNS 갈무리]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서울 강남권 입시학원가에서 ‘반도체 계약학과’가 최상위권 학생들의 새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최상위권의 진학 공식이 ‘의대 또는 서울대 공대’였다면 최근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연계된 연세대·고려대 반도체 계약학과가 그 자리를 파고드는 분위기다.

1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입시업계에서 ‘반도체 계약학과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서울 주요 학원가에서 ‘반도체 계약학과 전용반’이 우후죽순 생기고 있다. 의대를 최우선으로 두지 않는 자연계 상위권 학생들이 반도체 계약학과를 현실적인 대안으로 검토하면서다.

대치동 대형 재수종합학원에 재원 중인 이모(19) 군은 “의대는 적성에 안 맞고 일반 공대는 졸업 후 취업 불확실성이 큰데 계약학과는 입학과 동시에 대기업 취업이 보장되고 4년 내내 장학금 혜택도 있어 매력적”이라며 “요즘 최상위권 이과생들 사이에서는 의대를 안 갈 거라면 1순위로 꼽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강남구의 한 입시컨설팅 학원 원장 박모 씨 역시 “과거에는 의대만을 외치며 N수를 불사하던 학부모들도, 최근엔 현실적인 취업과 대기업 타이틀을 고려해 반도체 계약학과를 먼저 문의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며 “합격선만 봐도 이제는 사실상 의치한약수 위로 두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삼전·닉스·의·치·한·약·수’의 시대. [베리타스알파 제공]


수치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입시업계 분석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계약을 맺은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의 2026학년도 수시 내신 합격점수는 교과·종합전형 평균 1.47등급으로 집계됐다. 2021학년도 첫 선발 이후 최고치다. SK하이닉스와 계약한 고려대 반도체공학과도 학업우수·계열적합형 평균 합격점수가 2.68등급으로, 개설 이후 가장 높았다.

특히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과전형인 추천형 합격선은 2024학년도 1.47등급에서 2025학년도 1.20등급, 2026학년도 1.14등급까지 올랐다.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학업우수전형도 2021학년도 2.40등급에서 2026학년도 1.47등급으로 상승했다. 두 전형 모두 학과 개설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27학년도 기준 삼성전자는 ▷연세대 100명 ▷성균관대 70명 ▷한국과학기술원 40명 ▷울산과학기술원 40명 ▷포항공대 40명 ▷광주과학기술원 30명 ▷대구경북과학기술원 30명 등 총 350명을 선발한다. SK하이닉스는 ▷고려대 40명 ▷서강대 30명 ▷한양대 40명 등 110명을 모집한다. 두 기업 전체 선발 인원은 460명이다.

입시업계에서는 반도체 계약학과가 ‘의대 비선호 최상위권’의 대안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반도체 산업 성장성과 기업 연계 취업 구조가 맞물리며 상위권 학생 선호가 강화되고 있다”며 “의대와 서울대 공대 중심이던 최상위권 진학 흐름이 반도체 계약학과로 일부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