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리스크’, 반도체가 당분간 커버…올 성장률 2% 넘어설까

예상밖 경상수지 흑자 월기준 첫 300억弗 돌파
3월 반도체 수출 총액 전년 동월比 149.8%↑
4월 무역수지도 양호한 흐름 계속될 전망
신현송 총재 첫 금통위서 2% 성장률 올릴지 주목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선적 대기 중인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있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김벼리·유혜림 기자] 3월 경상수지가 재차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한 것은 예상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가 더 강한 데다, 이란 전쟁에 따른 충격이 아직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과 이란 간 ‘화해 무드’가 조성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에 대한 기대치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김영환 한국은행 경제통계1국장은 8일 ‘2026년 3월 국제수지(잠정)’ 설명회에서 “3월 경상수지는 월 기준 사상 처음 300억달러를 상회하며 2개월 연속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며 “상품수지가 전월의 최대 흑자를 다시 경신하며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한 가운데 본원소득수지 흑자폭이 늘고 서비스수지 적자는 축소되는 등 다른 항목도 함께 개선된 영향”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상 1분기에는 전분기보다 상품수지가 축소되는 경향이 있지만 예상을 넘는 수출 호조에 올해는 1분기 흑자폭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3월 경상수지를 유형별로 보면 상품수지가 350억7000만달러로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이 943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6.9% 늘어날 동안 수입은 17.4% 늘어난 592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한은은 수출에 대해 “반도체와 컴퓨터주변기기를 중심으로 IT 품목이 호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비IT 품목도 조업일수 확대, 석유제품 가격 상승 영향으로 늘면서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3월 기준 반도체 수출 총액은 329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132억달러)보다 149.8% 늘었다. 2월(252억6000만달러)과 비교해도 30.5% 증가한 수준이다. 1분기 수출총액 기준으로도 올해는 789억2000만달러로, 지난해(332억1000만달러)보다 137.6% 늘었다.

4월 경상수지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김 국장은 “3월에는 이란 전쟁의 영향이 크게 없었지만 4월에는 상품 수입쪽과 수출쪽에 (영향이)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며 “전체적인 흐름을 이렇게 흔들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 수입을 보면 가격은 오르는데 물류 차질 때문에 가격 상승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수출 쪽에서도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 제품의 수출이 늘어난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국장은 “4월은 외국인에 대한 배당 지급이 늘어나면서 본원수지가 적자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반도체 수출이 괜찮게 나와서 4월 무역수지도 양호한 흐름이 계속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더 나아가 올해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더 높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해외 주요 기관들은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IB(투자은행) 8곳이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4월 말 기준 평균 2.4%로 집계됐다. 3월 말 2.1%에서 한 달 만에 0.3%포인트 올랐다.


지난달 한은이 발표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치)에서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이 전기 대비 1.7% ‘깜짝’ 성장했다. 앞서 한은이 전망한 성장률(0.9%)의 두 배 가까운 수준이자, 2020년 3분기(2.2%) 이후 22분기 만에 최고치다. 특히,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세가 성장세를 견인했다.

김 국장은 “이란전쟁 전개 양상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데 에너지 가격 상승이 장기적으로 이어지면 연간 경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 같다”며 “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28일 예정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 시선이 쏠린다. 이날 신현송 한은 총재가 처음으로 주재하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금통위는 올해 두 번째 경제전망을 발표한다. 지난 2월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로 제시했는데, 이번에 추가로 높일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이란전쟁에 따른 경제 하방 압력도 여전히 큰 상황이라 남은 기간 지표 추이를 보며 성장률 수치를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 한 관계자는 “이번 경상수지 실적과 최근 미국과 이란 간 화해무드 등을 고려하면 경제 성장 하방 압력보다는 상방 압력이 더 커진 흐름”이라면서도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기 때문에 좀 더 상황을 보고 성장률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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