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 ‘시간 단위’로 쪼개 쓴다…외국인 비닐하우스 숙소도 금지

국회 본회의서 노동부 소관 4개 법안 의결
4시간 근무 후 즉시 퇴근 가능…허위 구인광고 차단·사회적기업 협회 설립 근거도 마련


화재로 외국인 인부들이 숙소로 사용해 온 전남 나주시 노안면 미나리 농장의 불법 비닐하우스 건축물이 불에 타 뼈대만 남아있다. [뉴시스]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앞으로 노동자는 연차휴가를 시간 단위로 쪼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외국인 노동자에게 비닐하우스 등 불법 가설건축물을 숙소로 제공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고용노동부는 7일 국회 본회의에서 근로기준법,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 직업안정법, 사회적기업 육성법 등 소관 4개 법률 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우선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노동자의 휴식권과 연차 사용 선택권이 확대된다. 지난해 12월 ‘실노동시간단축 로드맵 추진단’ 논의를 반영한 것으로, 앞으로 4시간 근무한 날에는 30분의 휴게시간 대신 노동자 신청에 따라 곧바로 퇴근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현행법은 4시간 근무 시 30분 휴게시간을 의무적으로 부여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짧게 일하는 노동자의 경우 오히려 체류 시간이 길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연차휴가 사용 방식도 바뀐다. 기존에는 일(日) 단위 사용이 원칙이었지만, 앞으로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범위 안에서 시간 단위로 나눠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노동자가 연차를 청구해 사용했다는 이유로 임금 삭감이나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행위도 금지된다. 노동부는 “변화하는 노동환경에 맞춰 휴게·연차 사용에 대한 노동자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휴식권 보장을 강화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외국인근로자고용법 개정안에는 외국인 노동자 주거환경 개선 내용이 담겼다. 앞으로 사업주가 비닐하우스 등 불법 가설건축물을 외국인 노동자 숙소로 제공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노동부 장관이 지방자치단체의 외국인 노동자 주거환경 개선·상담·교육 사업을 행정·재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그동안 일부 산업현장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비닐하우스 내 가설건축물 등 열악한 시설에 거주하며 화재·폭염·한파 등 안전사고에 노출돼 있다는 비판이 이어져 왔다.

직업안정법 개정안은 허위·과장 구인광고 규제를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앞으로 취업포털 등 직업정보제공사업자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산업재해 발생건수 공표 대상 사업장의 경우 관련 사실을 구인광고에 표시해야 한다. 구인자의 신원과 정보가 불확실한 광고나 근무지 정보가 명확하지 않은 국외 취업광고도 게재할 수 없게 된다.

또 직업정보제공사업자는 기업·직업정보 허위 여부를 상시 모니터링해야 하며, 정부는 거짓 구인광고에 대해 수정·게시중단·삭제 명령을 내릴 수 있게 된다. 노동부는 “캄보디아 취업 사기 등 고수익을 미끼로 한 불법·허위 구인광고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사회적기업 육성법 개정안에는 사회적기업 협회 설립과 공제사업 추진 근거가 담겼다. 사회적기업들이 노동부 장관 인가를 받아 협회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하고, 공제사업을 통해 경영 안전망 구축과 공동사업 수행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사회적기업 사업보고서 제출 의무도 연 2회에서 1회로 완화된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이번에 국회를 통과한 법률은 노동자와 구직자들이 현장에서 겪는 불편과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며 “노동자의 휴식권 보호를 강화하는 등 ‘일과 삶이 공존하는 행복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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