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IT 행복 배움터’ 디지털 교육
전국 16개 운영…올해 5개 추가 확장
‘예산 한정’ 배움터, 우리금융이 주도
누적수료 2723명, 올해 3080명 목표
![]() |
| 경기도 의정부시 송산노인복지관에서 ‘WOORI 어르신 IT 행복 배움교실‘이 진행되고 있다. 서상혁 기자 |
![]() |
“어카운트 인포→금융인증서→‘내 계좌 한 눈에’ 누르기”, “파인 금융포털에서 상품 찾기”
완연한 봄기운이 감도는 4월 21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시 송산노인복지관 내 ‘WOORI 어르신 IT 행복 배움교실’. 나른한 햇살에 춘곤증이 몰려올 법도 했지만, 60대 한모 씨는 쉴 틈 없이 강의 내용을 A4 용지에 받아 적고 있었다.
이날 강의 주제는 금융결제원의 계좌정보 통합관리 서비스 ‘어카운트인포’ 사용법이었다. 강사는 필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한 씨는 접속 방법부터 이용 절차까지 화살표를 그려가며 꼼꼼히 기록했다. 한 씨는 “집에 가서 혼자 해보려고 해도 기억이 잘 나지 않으니, 이렇게 써놔야 한다”고 말했다.
강의에는 한 씨 외에도 11명의 어르신이 참석했다. 강사가 어카운트인포의 개념을 설명하고, 간단한 질의응답을 이어가는 식으로 진행됐다. 어르신들 절반은 한 씨처럼 공책에 강의 내용을 적고 있었다.
강사가 “어카운트 인포에 들어가면 가입한 은행 계좌는 몇 개이고 보험은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있다”고 하자 수강생 한 명은 “이거 너무 중요하다”고 맞장구 쳤다. “어카운트인포는 금융결제원의 인증서 기반 서비스인데 어떤 인증서가 필요할까요?”라고 묻자 어르신들은 “간편인증서!” “아니지, 금융인증서!”라며 경쟁하듯 대답했다.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 소속 강사인 이진수 씨는 “강의 시간보다 30분 일찍 와서 질문하는 어르신이 있을 정도로 열정적”이라고 전했다.
강의가 끝난 후에도 배움은 멈추지 않았다. 수강생들은 직접 스마트폰을 통해 복습하며 저마다의 일상 생활에 적용하려 애썼다. 한 씨는 “금융 교육을 받으면서 은행 애플리케이션과 꽤 친숙해졌는데, 최근에는 정기예금 가입하려고 금리 비교까지 해봤다”며 “강의를 통해 배운 것들을 주변 친구들에게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방식으로 우리금융이 운영하고 있는 행복배움터는 전국 16개에 달한다. 우리금융은 2024년부터 고령층의 디지털 소외 해소를 위해 전국 노인복지관에 IT 교육 공간을 조성하는 ‘WOORI 어르신 IT 행복배움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배움터의 주력 프로그램은 배움교실이다.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 소속 강사가 주기적으로 배움터를 방문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금융 교육을 진행한다. 금융 상품 종류 등 기초적인 지식부터 애플리케이션 사용법까지 일상 전반에 활용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강의다. 우리금융은 배움터로 선정된 곳에는 신식 인테리어를 비롯해 빔프로젝터 등 교육에 필요한 장비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 연말 기준으로 전국 배움터를 수료한 어르신은 2723명이다.
우리금융은 일회성 교육에 그치지 않도록 퀴즈 대회인 ‘금융골든벨’을 개최해, 우수자에게 배움교실 보조 강사로 일할 기회를 제공한다. 소정의 급여가 지급되는 만큼, 교육을 넘어 일자리 창출에도 이바지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송산노인복지관 배움교실은 50대부터 90대까지 연령대를 불문하고 인기가 매우 뜨겁다. 현재 네개 기수 중 3기까지 모집이 마감됐는데, 각 기수 평균 경쟁률이 4대 1 수준이었다. 복지관 관계자는 “어르신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프로그램에 등록하려는 분들이 많다”며 “최신식 인테리어 덕분인지 수강생이 아니더라도 이곳에 오셔서 쉬는 분들도 많다”고 했다.
배움교실이 열리지 않는 날에는 복지관 자체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연습용 키오스크를 통해 음식 주문이나 ATM 사용법을 익힐 수 있고, AI 바둑 로봇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도 체험할 수 있다.
송산노인복지관은 지난 2024년 우리금융 배움터 공모에 한 번 탈락한 적이 있었다. 예산이 한정된 탓에, 심사를 통해 배움터를 선정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025년 우리금융이 포용금융 활성화 차원에서 사업 규모를 더 확장하면서 송산노인복지관도 배움터로 선정될 수 있었다.
이처럼 우리금융은 올해를 포용금융 원년으로 삼고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 최초로 연 7% 금리 상한제를 도입해 취약 차주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에 나서는 한편, 지난 3월엔 포용금융 특화 상품인 ‘우리 WON Dream 생활비대출’을 출시했다. 이번 달부터는 제2금융권에서 은행으로의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를 시작한다.
특히 배움터와 같은 비금융 지원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필요한 순간 자금을 공급해 삶의 연속성을 이어가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금융의 본질적 의미와도 맞닿아 있다.
배움터를 비롯해 발달장애인의 자립을 돕는 ‘굿윌스토어 협력사업’, 취약계층 청소년의 학업을 지원하는 ‘우리 꿈꾸당’ 등 5월 기준 우리금융의 비금융 부문 포용금융 사업은 18개에 달한다.
실제 송산노인복지관에서 만난 수강생들은 우리금융의 이같은 지원을 반기고 있었다. 60대 윤 모 씨는 “노년층이 비대면 금융에 취약하다고 영업점을 늘린다면, 그것대로 사회적 비용이고 젊은 세대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단순히 일회성 지원에 그칠 것이 아니라, 배움터처럼 노년층이 제도권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올해도 사업 규모를 더 확장한다. 올 한해 배움교실 수료자 목표치를 3080명으로 잡았다. 그간 누적치보다도 높은 수치다. 배움터도 서울 2곳, 지방 3곳 등 총 다섯 곳을 추가로 확장할 계획이다. 의정부=서상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