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약탈 금융’ 지적 금융권 ‘상록수채권’ 매각

신한카드·하나銀 새도약기금에 매각
KB국민은행 등도 매각 검토 추진


이재명 대통령이 민간 배드뱅크 ‘상록수’의 정부 서민 빚 탕감 정책 미참여로 관련 채무자들이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지적한 가운데 금융권 전반으로 채권 정리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신한카드와 하나은행이 새도약기금 매각 방침을 밝힌 가운데 KB국민은행도 관련 채권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민간 부실채권 처리회사인 ‘상록수제일차유동화전문유한회사(상록수)’의 주요 주주는 신한카드(30%)를 비롯해 하나은행(10%), 우리카드(10%), IBK기업은행(10%), KB국민은행(5.3%), KB국민카드(4.7%) 등 제도권 금융사들이다. 나머지 30%는 대부업체 등 3곳이 각각 10%씩 보유하고 있다.

상록수 참여 금융사 가운데 가장 먼저 움직인 곳은 신한카드였다. 신한카드는 이날 오전 상록수가 보유한 장기연체채권 중 자사 지분에 해당하는 채권 전액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새도약기금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하나은행도 관련 채권 매각 검토를 마치고 최종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새도약기금으로 채권이 이관되면 추심은 즉시 중단되며, 상환 능력에 따라 채무조정과 분할상환이 추진된다. 기초생활수급자 등 상환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는 차주의 경우 1년 내 채권이 자동 소각된다. 신한카드 측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채권 전액 매각을 결정했으며, 앞으로 포용금융의 가치를 보다 적극적으로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KB국민은행도 상록수가 보유한 장기연체채권 가운데 자사 지분에 해당하는 채권을 캠코 새도약기금에 매각하는 방향으로 내부 검토에 착수한 상태다. 우리카드는 자산 규모 등 관련 검토 자료를 요청한 뒤 내부 절차에 따라 관련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KB국민카드는 상록수 지분은 보유하고 있지만 현재 보유 채권은 없어 이번 매각 대상에는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업무 수탁자인 한국산업은행은 현재 매각 절차를 위한 상록수 사원총회 개최 문서를 접수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상록수 정관에는 ‘사원총회의 결의는 총 사원의 동의에 의한다’고 규정돼 있어, 실제 채권 매각을 위해선 주주 전원의 동의 절차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아직도 이런 원시적 약탈금융이 버젓이 살아남아 서민들 목줄을 죄고 있는 줄 몰랐다”며 문제 해결 의지를 밝혔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대통령 공개 발언 이후 상록수 참여 금융사들을 중심으로 장기연체채권 정리 압박이 한층 커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유혜림·김은희·서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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