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오리구이·소갈비 오른 만찬…트럼프 입맛 고려했나

국빈만찬 메뉴 ‘식탁외교’도 관심…트럼프 취향 반영 가능성

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국빈만찬 [A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9년 만에 중국을 방문한 가운데, 중국 측의 ‘식탁 외교’ 메시지를 엿볼 수 있는 국빈 만찬 메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이날 국빈 만찬 메뉴에는 베이징 대표 요리 가운데 하나인 ‘베이징 카오야(오리 구이)’가 포함됐다. 오리를 통째로 구워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것이 특징으로, 외국인들에게도 친숙한 중국 요리다.

이와 함께 토마토와 새우를 곁들인 가정식 수프, 바삭한 소갈비, 익힌 제철 채소, 천천히 익힌 연어 등도 코스 메뉴로 제공됐다. 후식으로는 티라미수와 과일, 아이스크림이 올랐다.

로이터통신은 소갈비 메뉴가 포함된 것은 평소 완전히 익힌 스테이크를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을 반영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2017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첫 방중 당시 국빈 만찬 역시 외국인에게 익숙한 중식 메뉴 중심으로 구성됐으며, 당시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식성을 고려한 요리들이 다수 포함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국빈만찬을 즐기고 있다. [AFP]

당시 대표 메뉴로는 쓰촨(四川) 요리인 궁바오지딩(宮保鷄丁), 판치에뉴러우(番茄牛肉), 지더우화(鷄豆花)와 해산물찜, 채소탕 등이 마련됐다.

매콤하고 달짝지근한 소스에 닭고기를 볶아 만든 궁바오지딩은 미국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궁보계정’으로 잘 알려진 대표적인 중국 가정식이다.

또 판치에뉴러우는 쇠고기에 토마토소스를 곁들인 요리로, 평소 스테이크와 케첩을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이 반영된 것으로 당시 중국 매체들은 평가했다.

건배주로는 바이주(白酒)가 아닌 중국 허베이산 장성(長城) 와인이 제공됐고, 후식으로는 파이, 과일, 아이스크림, 커피와 차 등이 나왔다.

당시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쓰촨요리 중심으로 메뉴가 준비된 것은 터랑푸(特朗普)와 함께 중국에서 통용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 표기 ‘촨푸’(川普)와 연결 지은 구성이라는 반응도 나왔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고급술이나 요리를 배제하고 상대적으로 소박한 메뉴로 구성된 2017년 국빈 만찬 구성에 대해 “외교적으로 아슬아슬한 줄타기였다”고 되짚기도 했다.

2016년 항저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버락 오바마 당시 미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용 요리를 담당했던 시쥔 셰프는 SCMP에 “국가 원수를 대접하는 만찬은 요리를 통해 서로 타협하는 것”이라며 “외교 연회에서는 서양 요리와 중국 요리를 반반씩 준비하기도 하며, 이는 서로 양보하면서 중간 지점을 찾는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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