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장기화 속 공급난 대응
“중국 대신 필요한 국가로 물량 재배분”
유가 급등 압박에 러시아산 제재 일부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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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지난 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위한 국빈 만찬에 앞서 도착한 모습. [AFP] |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 정부가 현재 해상에서 발이 묶인 러시아산 원유에 대해 일부 국가들의 거래를 30일간 한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이란전 장기화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글로벌 원유 공급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국제유가 안정을 위한 추가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8일(현지시간)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재무부는 가장 취약한 국가들이 현재 해상에 묶여 있는 러시아산 원유에 일시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30일간의 임시 일반면허(general license)를 발급한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는 이번 조치가 실물 원유 시장 안정과 에너지 취약국 공급난 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필요할 경우 개별 허가(specific license)도 추가 발급하겠다는 방침이다.
베선트 장관은 특히 이번 조치가 “중국의 저가 원유 비축 능력을 제한하고 기존 공급 물량이 가장 필요한 국가들로 재배분되도록 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그동안 미국 제재 대상인 러시아·이란산 원유를 할인 가격에 대량 매입해 비축해왔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이번 조치를 통해 단순 공급 안정뿐 아니라 중국의 에너지 비축 확대를 견제하려는 의도도 함께 담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최근 국제 원유시장은 이란전 장기화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공급 불안이 커진 상태다.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아시아와 신흥국을 중심으로 원유 확보 경쟁도 심화하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러시아와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3국 거래를 강하게 제한해왔지만, 최근 유가 급등 압박이 커지면서 일부 제재를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실제 미국은 지난 3∼4월에도 일부 러시아·이란산 원유 거래에 제한적 예외를 허용한 바 있다. 이번 조치는 이란전 종전 협상이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국제유가 급등을 막기 위한 추가 대응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제재 기조 자체를 바꾼 것은 아니지만, 공급 충격이 글로벌 경기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더 우려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최근 미국 내에서는 유가 상승이 소비자물가를 다시 자극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기대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가 에너지 가격 안정과 공급망 관리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