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호 무협 부회장 “한일, 공급망·통상질서 공동 대응해야”

19일 도쿄서 제58회 한일경제인회의 개최
이인호 부회장, 3월 신산업무역회의 결과 보고
스타트업·에이지테크·AI 돌봄로봇 등 협력 의제 제시
“CPTPP 기반으로 미래 통상질서 함께 설계해야”


지난 3월 16일 일본 도쿄 경단련회관에서 열린 ‘제26회 한일 신산업 무역회의’에서 이인호 한국무역협회(KITA) 부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제공]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이인호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이 한일 경제계에 공급망 안정과 미래 통상질서 변화에 대한 공동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등 제도적 협력 기반을 바탕으로 에너지, 공급망, 인프라, 신산업 등 실물경제 전반에서 양국 협력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이 부회장은 19일 일본 도쿄 더 오쿠라 도쿄에서 열린 제58회 한일경제인회의에서 ‘신산업무역회의 보고 및 제언’을 주제로 기조발표에 나섰다. 한일경제협회와 일한경제협회가 주최한 올해 회의는 ‘한일이 함께 나아가는, Next Step’을 주제로 19일부터 20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 3월 도쿄에서 열린 제26회 한일신산업무역회의 논의 결과를 소개하며 “최근의 통상환경 변화 속에서 공급망 안정과 같은 경제 안보 이슈가 부각되고 CPTPP와 같은 제도적 협력 기반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한일 협력은 이러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방향으로 한층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지난 1월 일본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이 통상환경의 구조적 변화에 공동 대응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열린 한일신산업무역회의는 이 같은 협력 의지가 정계뿐 아니라 경제계에서도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한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이 부회장은 “CPTPP 등을 기반으로 양국이 미래 통상 질서를 함께 설계해 나가야 한다”며 “협력의 결과가 실질적인 성장과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에너지·공급망·인프라 등 국민의 일상과 밀접하게 연계된 산업 전반에서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산업 분야에서는 스타트업 협력이 주요 의제로 제시됐다. 이 부회장은 한국 스타트업이 기술력을 갖추고 있지만 일본 현지 네트워크와 자금, 제도 측면에서 한계를 겪는 사례가 있다고 짚었다. 반면 일본은 금융과 지역 네트워크, 공공정책 연계 측면에서 강점을 지닌 만큼 양국이 상호보완적 협력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의 기술과 일본의 금융·지역을 연결할 경우 실질적 성과 창출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공유됐다”며 “스타트업과 투자, 기술, 금융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경제협력 구조를 고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준비 역량 강화 ▷정부의 마중물 투자와 민간 대기업 참여 공동펀드 조성 ▷한국 유망 스타트업 발굴 및 일본 기업과의 협력 등이 실행 과제로 거론됐다. 양국에서 개별적으로 운영 중인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과 교류사업을 하나로 묶는 플랫폼 기반 접근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초고령사회 대응도 한일 협력의 주요 축으로 제시됐다. 이 부회장은 에이지테크를 시니어와 돌봄 인력을 위한 기술·서비스 전반으로 설명하며, 고령화 문제를 복지 차원을 넘어 산업과 기술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인공지능(AI) 기반 에이지테크가 시니어의 삶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돌봄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며, 양국의 강점을 결합한 공동연구와 글로벌 실증, 서비스·비즈니스 모델 연구, 연구기관·기업·기술표준 협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돌봄로봇과 AI 분야 협력 가능성도 언급됐다. 이 부회장은 일본의 로봇 소재 기술과 한국의 AI·통신 기술을 결합하고,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목표와 일정에 기반한 공동개발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드웨어 분야에서는 중국이 가격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AI와 서비스 품질을 결합하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한일 협력이 하드웨어 중심의 경쟁을 넘어 AI에 기반한 고부가가치 경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양국이 유사한 구조적 과제를 안고 있으면서도 산업과 기술, 제도 측면에서 서로 다른 강점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차이는 조율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협력의 여지가 크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앞으로 한일 양국이 통상과 에너지, 공급망, 그리고 민생과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협력을 통해 보다 유기적인 협력 기반을 구축해 나간다면 한일 협력은 크게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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