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미·이란 협상 다시 교착”…핵 제한·제재 완화 충돌

미국 “핵프로그램 선제 제한” vs 이란 “제재해제 보장 먼저”

트럼프 “합의 근접” 발언 하루 만에 협상 난기류

호르무즈 통행·휴전 연장 담은 MOU 논의 중

호르무즈 해협 [게티이미지닷컴]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핵 프로그램 제한과 제재 완화 문제를 둘러싼 이견으로 다시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중재국들을 인용해 미국과 이란이 핵 프로그램 관련 조치와 제재 완화의 선후 문제를 두고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면서 협상 진전 속도가 둔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 정부 관계자들이 최근 “합의에 근접했다”고 언급한 지 하루 만에 나온 보도다.

현재 양측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 제한 완화와 휴전 연장, 후속 핵협상 개시 등을 담은 양해각서(MOU) 체결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핵 문제를 둘러싼 입장 차는 여전히 큰 상태다.

중재국들에 따르면 미국은 이란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 선제적이고 명확한 제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이란은 미국의 제재 완화와 동결 자산 해제에 대한 구체적인 보장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미국은 이란이 일부 제재 완화 혜택만 확보한 채 핵 협상을 장기화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양측 모두 협상 타결 필요성은 큰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과 유가 상승 부담에 직면해 있고, 이란 역시 미국 제재와 해상 통제로 악화한 경제난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걸프 국가들도 대체로 협상 자체에는 찬성하는 분위기다. 다만 미국이 안보 우려가 해소되기 전에 중동에서 역할을 축소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은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 항행 보장 조항을 양해각서에 명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스라엘은 이번 합의가 이란과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압박을 느슨하게 만들 수 있다며 미국 측에 더 강경한 조건을 요구하고 있다고 WSJ은 보도했다.

중재국들은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의중과 이란 권력 구조 변화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WSJ은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지난 3월 선출된 이후 공개 활동과 발언을 거의 하지 않고 있어 실제 권력 구도가 어떻게 재편되고 있는지 중재국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은 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도 문제 삼았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미국의 정책 결정 과정은 제도적 불안정성에 시달리고 있으며 잦은 인사 교체가 발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협상이 타결될 경우 이를 기반으로 이란까지 포함하는 형태의 ‘아브라함 협정’ 확대 구상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브라함 협정은 이스라엘과 중동 아랍국 간 관계 정상화를 목표로 한 합의다. 다만 국가별 이해관계와 이스라엘에 대한 입장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실제 실현 가능성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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