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고려 절제된 외교적 조치 목소리
정부가 한국 선박 HMM 나무호 타격 주체에 대해 “여러 가지 증거가 이란 쪽을 향하고 있다”고 밝힌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에 남은 한국선박 25척을 고려해 단정적 표현을 피하고 절제된 외교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28일 “현재 미국과 이란 간 종전을 위한 협의가 진행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한국은 사건을 지나치게 군사적·대결적으로 확대하기보다 ‘민간선박 안전과 국제 해상교통로 보호’라는 원칙 중심의 문제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발사원점 식별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지나치게 강경한 메시지를 낼 경우 현장 선박에 대한 추가 압박이나 보복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외교적 메시지와 현장 안전조치를 병행하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유 연구위원은 “잔해 분석, 비행 궤적, 탄두·추진체·유도부 식별, 선체 피해 양상, 주변국 감시자료 등을 종합해 이란 또는 혁명수비대 등 관여 가능성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단정적 표현을 피하고 확인된 무기체계, 타격 양상, 작전 정황을 중심으로 이란 측에 공식 설명과 재발 방지 보장, 피해 보상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당장 호르무즈 해협에 남은 한국선박 25척과 관련해 위험 항로 회피 권고와 긴급 연락망 가동, 우방국 해군과의 안전 항행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유사한 상황에 처한 다른 국가들의 대처를 고려할 때 한국선박들이 해협을 빠져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 외교소식통은 “이란 측에서 확실하게 대답을 하지 않는 이상 우리가 (공격주체를) 확정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며 “프랑스나 중국 선박도 피격을 당했지만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다른 나라의 상황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정부는 나무호를 타격한 미상발사체 2기가 이란에서 개발하고 생산한 누르 계열의 대함미사일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외교부로 초치된 사이드 쿠제치 주한이란대사는 “이란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다 부인한다”며 “절대 개입한 게 없다”고 주장했다.
동일한 취약 구역이 연속적으로 타격된 정황은 단순 오발이나 우발적 충돌보다는 표적 식별, 취약부 선정, 반복 타격이 결합된 계획적 공격으로 볼 수 있는 근거로 보인다. 현대 이란제 대함미사일은 위치추적장치(GPS)와 유사한 관성항법이나 위성항법, 레이더와 영상 기반 종말(목표지점) 유도방식을 결합해 선박의 특정 구역을 겨냥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호·문혜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