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수사권 등 구체적 쟁점 여전히 미정 상태
초반 혼란 불가피…폐지 시 ‘사각지대’ 우려도
![]() |
|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최의종 기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여권에서 밀어붙인 검찰개혁으로 결국 검찰청은 ‘폐지’라는 결말을 맞이하게 됐다. 1948년 설립된 검찰청이 78년 만에 폐지되면서, 수사·기소 분리를 원칙으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이 각각 출범한다. 하지만 향후 검사의 보완수사권 등 새로 출범하는 기관의 권한이 여전히 정해지지 않은 상태여서 검찰개혁 논의를 둘러싼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검찰청 폐지로 인한 형사사법 절차 사각지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중수청법과 공소청법이 각각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오는 10월 행정안전부 산하에 중수청, 법무부 산하에 공소청이 각각 신설될 예정이다. 이로써 현행 검찰청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1년여 만에 간판을 떼게 됐다. 검찰청 폐지 및 중수청·공소청 신설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주도로 이뤄졌다.
새로운 형사사법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검사의 직무는 기존 검찰청법상 ▷범죄수사 ▷공소 제기·유지에 필요한 사항 등에서 공소청법상 ▷공소 제기·유지에 필요한 사항 등으로 바뀌게 된다. 다만 헌법에 ‘검사의 신청에 의해 법관이 발부한 영장’이라는 표현이 있어, 검사의 직무에 ‘영장 청구에 필요한 사항’은 유지됐다.
전에 없던 형사사법 시스템의 도입으로 초반에는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장 시민들은 고소·고발장을 경찰에 제출할지, 중수청에 제출할지부터 고민하게 됐다. 중수청 수사 범위는 부패·경제·방위사업·마약·내란 외환·사이버범죄 등 6대 범죄이고, 경찰은 대부분의 범죄를 수사하는데 이에 따라 기관 간 주요 사건 수사를 놓고 경쟁을 벌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세부적인 형사 절차의 경우 여전히 정리되지 않은 부분이 많은 상태다. 중수청 또는 경찰이 수사해 관련 인물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사건을 보냈을 때 공소청이 기소 여부를 판단하게 되는데, 만일 수사 기관에서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고 불송치 결정을 했지만 재수사나 추가 수사가 필요한 경우가 쟁점이 되고 있다.
현행 형사소송법 197조의2는 검사가 ▷송치 사건의 공소제기 여부 결정 또는 공소의 유지에 관해 필요한 경우 ▷사법경찰관이 신청한 영장의 청구 여부 결정에 관하여 필요한 경우 등에 사법경찰관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또 같은 법 245조의 8은 사법경찰관이 사건을 송치하지 않은 것이 위법 또는 부당한 때에는 그 이유를 문서로 명시해 사법경찰관에게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여권에서는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는 물론 경찰 등에 대한 보완수사 요구권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수사기관이 불송치 결정을 내린 후 검사가 한 번 더 검토할 기회가 사라지게 되면 ‘실체적 진실’을 찾을 기회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현행 제도에서도 여성, 아동, 노인, 장애인 등이 피해자인 사건에서 검찰의 보완수사로 사건이 해결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향후 검사의 보완수사 권한 여부 및 범위가 형사소송법 개정 방향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공소청법에 지식재산처·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의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 조항이 삭제된 점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성이 부족한 특사경이 오롯이 수사할 수 있겠냐는 시선이다. 이에 일부 특사경들로부터 검사의 수사지휘권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없어진 ‘전건송치’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전건송치는 1차 수사기관이 수사한 사건을 모두 공소청에 넘기는 제도다.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살려 수사기관 판단을 공소청이 모두 넘겨받아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다만 공소청 업무 과중 우려도 제기된다.
아울러 78년간 쌓은 검찰의 수사 노하우가 사장될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당장 1980년 공정거래법 제정으로 도입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전속고발권에 따라 검찰은 기업의 불공정거래 행위를 전문적으로 수사해왔다.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춰 수사해왔던 검사들을 강제로 중수청에 보낼 수 없거니와, 검사들 중 일부가 중수청에 간다고 해도 조직 폐지로 인한 수사력 약화는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청 폐지를 앞둔 검찰 내부는 무기력한 모습이다. 과거 검찰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제도가 바뀔 때마다 이어진 검찰 내부망 실명 의견 개진이나 줄사표 등도 이제는 찾기 힘들다. 한 부장검사는 “국민이 검찰을 싫어하는데 어쩔 수 없지 않겠나”라고 자조적으로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