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라이더도 최저임금 받나…민주노총 “택배·배송기사 시급 1만7468원 보장해야”

최저임금위서 첫 공식 논의…도급·플랫폼 노동자 적용 확대 요구
유류비·차량유지비 제외한 순소득 기준 산정…대기·이동시간도 반영 주장


4일 정부세종청사 노동부 앞에서 민주노총이 기자회견을 열고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확대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김용훈기자]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과정에서 배달라이더와 택배기사 등 도급·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노동계가 택배·배송 노동자의 적정 최저임금 수준으로 시간당 1만7468원을 제시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3차 전원회의에서 ‘도급노동자 최저임금 도입 방안’을 발표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도급근로자는 근로시간이 아닌 배달 건수나 운송 실적 등 업무 성과에 따라 보수를 받는 노동자를 말한다. 배달라이더, 택배기사, 대리운전기사 등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가 대표적이다. 형식상 개인사업자나 위탁계약 형태가 많아 현행 최저임금법상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왔다.

이번 논의는 김영훈 노동부 장관이 올해 최저임금 심의 요청서에서 “도급제 또는 이와 유사한 형태로 일하는 노동자에 대한 별도 최저임금 설정 여부를 검토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공식 의제로 채택됐다.

“총수입 아닌 순소득 기준으로 봐야”


민주노총은 미국 뉴욕시의 모빌리티 플랫폼 노동자 최저임금 제도, 미국 시애틀의 앱 기반 노동자 건당 최저보수 모델, 영국의 공정단가 모델 등을 근거로 국내에서도 도급노동자 최저임금 제도 도입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노동계는 도급노동자의 최저임금은 단순 총수입이 아니라 업무 수행에 필요한 비용을 제외한 실질 소득 기준으로 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류비와 차량 유지비, 통신비, 보험료 등 업무 비용과 4대 보험 부담분을 제외한 순소득이 최소한 법정 최저임금 이상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1시간 동안 2만원을 벌더라도 업무 비용이 30%라면 실제 소득은 1만4000원 수준으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민주노총은 또 대기시간과 이동시간, 준비시간 등 실제 업무 수행을 위해 필요한 시간도 최저임금 산정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택배·배송 1만7468원, 대리운전 1만6702원 제시


민주노총은 주요 도급노동자 직종별 적정 시간당 최저임금도 함께 제시했다.

택배·배송 노동자의 경우 기본급 기준 시간당 1만7468원, 주휴수당 포함 시 2만962원, 퇴직금까지 포함하면 2만2709원이 적정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퀵서비스 노동자는 기본급 1만4245원, 주휴 포함 1만7094원, 퇴직금 포함 1만8518원을 제시했다.

대리운전 노동자는 기본급 1만6702원, 주휴 포함 2만43원, 퇴직금 포함 2만1713원으로 산정했다. 방문강사는 기본급 1만6678원, 주휴 포함 2만14원, 퇴직금 포함 2만1681원을 제시했다. 방문점검원은 시간당 1만6297원, 주휴 포함 1만9557원 수준이 적정하다고 주장했다.

“시장 충격 줄이며 최저소득 보장 가능”


민주노총은 도급노동자 최저임금 도입이 영세 사업주의 부담만 키운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노동계는 “최저임금이 보장되면 숙련된 전업 라이더가 늘어나 서비스 품질이 향상되고 주문 증가와 매출 확대의 선순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최저소득이 보장되면 무리한 장시간 노동이나 과속·위험운전 유인이 줄어 산업안전 측면에서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도급노동자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에 최저임금을 적용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지만, 최저임금위원회는 임금 문제를 논의하는 노사공 사회적 기구”라며 “최임위 차원의 논의를 통해 시장 충격을 완화하면서도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의 최소 소득 보장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경영계는 플랫폼·특수고용 종사자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고 업종·계약 형태가 다양해 일률적인 최저임금 적용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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