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월드컵 입장권 배정 돌연 취소”…“정치 개입 의심” 반발

개막 이틀 앞두고 팬 티켓 공급 중단
축구협회 “평등 원칙 위배, FIFA 설명해야”
전쟁 여파 속 비자 문제 이어 또 논란


지난 2일(현지시간)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 설치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을 호르무즈 해협이 가로지르고 있는 그림의 광고판 앞에서 한 남성이 이란 국기를 들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이란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자국에 배정됐던 경기 입장권이 갑작스럽게 취소됐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란 축구협회는 정치적 고려가 개입된 것 아니냐며 FIFA에 해명을 요구했다.

9일(현지시간) 이란 축구협회는 성명을 내고 “이미 입장권 판매 절차를 시작했지만 더 이상 팬들에게 티켓을 제공할 수 없게 됐다”며 “이란 응원단이 합법적으로 배정된 티켓에 접근할 권리를 박탈당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많은 이란 축구 팬들이 공식 절차를 믿고 경기 관람을 위한 항공권과 숙박 예약 등 계획을 이미 세운 상태”라며 “이는 국제 대회의 정신과 참가국 간 평등 원칙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사태는 세계 최대 축구 행사 운영 과정에 정치적 고려가 개입된 것이 아니냐는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비판했다.

이란 축구협회는 입장권 배정을 중단한 주체가 누구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FIFA를 향해 “중립성과 공정성, 확립된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며 “경기장 밖의 문제가 대회에 그림자를 드리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FIFA는 이란 측 주장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번 논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 이후 이어진 갈등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지난 2월 중동 분쟁이 격화된 이후 이란의 월드컵 참가 여부는 불확실성에 휩싸였다. 미국 입국 비자 발급 문제가 제기되면서 이란 축구협회는 대표팀의 미국 체류 기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베이스캠프를 애리조나에서 멕시코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논란 끝에 미국 정부는 지난주 이란 대표팀 선수 전원에게 비자를 발급했지만 일부 스태프는 끝내 입국 허가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1일 개막하는 북중미 월드컵에서 이란은 G조에 편성됐다. 이란은 15일 뉴질랜드와의 첫 경기를 시작으로 21일 벨기에와 로스앤젤레스에서 맞붙고, 26일 시애틀에서 이집트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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