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은 없지만 심판은 있다”…중국 주심, 이번에도 레드카드 난사할까 [나우, 어스]

북중미 월드컵 유일 중국인 주심…엄격판정 정평
한 경기서 옐로우 9장·레드카드 3장 꺼내기도
중국팬들, 미국 vs 이란 ‘빅매치’ 주심 선발 기대
중국대표팀, 2002 한일월드컵 후 본선진출 실패

중국 국적의 축구 주심 마닝이 지난 2024년 2월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 카타르의 AFC 아시안컵 결승전 경기에서 주심으로 활동하는 모습.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오는 11일(현지시간) 개막하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중국 대표팀은 본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중국 출신 주심이 참가하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은 중국 국적의 주심 마닝(46)이 중국 축구의 새로운 ‘월드컵 스타’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유일한 중국 국적의 주심이기 때문이다.

마닝은 2011년 FIFA 공인 주심 자격을 취득했으며, 이번에 두 번째 월드컵 무대를 밟는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대기심(the fourth official)으로 활동한 바 있다.

지난 2024년 12월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알 아흘리와 에스테글랄의 AFC 챔피언스 리그 엘리트 경기 중, 마닝 주심이 에스테글랄 소속 모하마드 조베이르 니크나프스에게 옐로우 카드를 선언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현재 마닝은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국제주심 캠프에 참가하고 있다. 그는 북미 현지에서 중국인 부심 저우페이와 비디오판독(VAR) 주심 푸밍과 함께 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마닝은 평소 경기에서 엄격한 판정을 내린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지난 2015년 상하이에서 열린 경기에선 옐로카드와 레드카드를 각각 무려 9장과 3장을 꺼내 들어 이른바 ‘카드 장인(Card Master)’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이에 중국 소셜미디어에선 마닝과 관련된 수백만건의 게시물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화제다. 일부 중국팬들은 그를 적극 응원하는 반면, 또 다른 이용자들은 중국 축구의 현실을 자조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중국판 인스타그램으로 불리는 샤오훙수(레드노트)에는 “우리에겐 마닝이 있는데, 너희에겐 누가 있느냐”는 글이 올라왔다. 또 다른 이용자는 “다른 나라 사람들은 자국 대표팀 경기를 보지만, 우리는 우리 주심이 카드를 꺼내는 모습을 보게 됐다”고 적었다.

2024년 2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알 아왈 파크에서 열린 알 나스르와 알 파이하의 AFC 챔피언스 리그 16강 2차전 경기 중, 중국 국적의 주심 마닝이 알 나스르의 루이스 카스트로 감독과 대치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마닝은 이번 월드컵 준비 과정을 기록하기 위해 최근 샤오훙수 계정을 개설했다. 해당 계정은 개설된지 불과 2주 만에 약 20만명의 팔로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닝의 첫 게시물은 주심 유니폼 앞주머니에서 빨간색 수첩을 꺼내는 사진이다. 이외에도 그가 짐을 꾸리고 체력훈련을 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도 올라왔다. 이에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의 한 이용자는 “짐가방 안이 노란 카드와 빨간 카드로 가득 찼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홍콩매체 더 스탠다드는 “일부 팬들은 미국과 이란의 경기를 마닝이 맡게 될 가능성에도 기대를 품고 있다”며 “미국의 대(對)이란 전쟁 국면에서 중국이 외교적 중재자 역할을 강조해온 점을 빗댄 반응이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 대표팀은 2002 한일월드컵 이후 단 한 차례도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하지 못했다. 중국 축구는 지난 20여 년간 자금난과 부패 문제에 시달렸으며, 일부 선수와 주심, 구단 관계자들은 승부조작 등의 혐의로 영구 자격정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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