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합의 안하면 내일 박살” 엄포속
“이란 당국자 직접 대화” 소통 열어놔
이란 “바레인 미군 5함대 드론 공격”
호르무즈 통항 시도 美선박에 발포도
보복·재보복 악순환…휴전·협상 ‘위태’
미군의 대이란 공습이 10일(현지시간) 이틀째 계속되면서 미국과 이란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미군은 이날 이란 곳곳을 추가 타격했으며, 이란은 재보복과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 전면 폐쇄로 응수했다. 위태롭게 이어지던 휴전 국면이 중대 고비를 맞은 모습이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미 동부시간으로 오늘 오후 5시15분(한국시간 11일 오전 6시15분) 이란 내 여러 목표물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자위적 공격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공격은 이란의 부당하고 지속적인 도발에 대한 대응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공격 대상이 된 구체적인 시설이나 지역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폭스뉴스의 트레이 잉스트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미군 전투기들이 49발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동원해 이란 수도 테헤란 근교 등의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가 오늘 밤 그들(이란)을 매우 강하게 타격했다”며 “공격은 악랄하고 폭력적이었다”고 말했다고 잉스트 기자는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화 인터뷰에서 자신이 직접 이란 당국자와 통화했으며 이란 당국자가 자신에게 공습 중단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날 추가 공격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오늘 이란을 더욱 강하게 다시 타격할 것”이라며 밝힌 지 약 5시간 만에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합의에 매우 근접했지만 이란은 계속 시간을 끌고 있다”며 이란의 협상 태도에 불만을 드러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도 같은 날 플로리다 탬파의 맥딜 공군기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폭탄으로 협상해야 한다면 우리는 폭탄으로 협상할 것”이라며 “우리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그 일에 뛰어나다”고 말했다. 미국의 추가 공습이 이란에 종전 합의를 압박하기 위한 의도도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란 역시 즉각 보복에 나섰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중동 지역 미군 기지 18곳을 향해 공격을 감행했다. 이란은 어제에 이어 이틀째 바레인의 미5함대 기지를 향해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다. 이날은 이라크 북부 하리르에 있는 미 공군기지의 군용 레이더도 타격했다고 이란은 밝혔다.
이란군은 “이번 작전은 최근 미국이 이란 남부 지역에 가한 공습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이뤄졌다”며 “(이란군은) 다른 군 조직들과 함께 이들이 규정한 ‘침략 적국(aggressor enemy)’에 맞서 계속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군은 아울러 자신들이 주장하는 침략 행위에 대한 대응이 충분히 이뤄졌다고 판단하고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군사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폐쇄하는 강경책을 내놓았다.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는 11일 성명에서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모든 선박은 발포 표적이 될 것”이라며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하고 유조선과 상선을 포함한 모든 선박의 통항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란 매체들은 이날 통항 금지 조치를 위반한 선박 두 척에 실제 발포가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개전 이후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봉쇄와 통제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미군이 이란을 오가는 선박을 대상으로 ‘역봉쇄’에 나선 상황에서도 최근 종전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일부 상선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항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감안할 때 이란군의 이날 발표는 향후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봉쇄를 대대적으로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연일 계속되는 미국과 이란의 교전으로 양국간 휴전은 붕괴 위기에 처하게 됐다. 지난 4월 7일부터 휴전하고 종전 협상을 진행 중인 미국과 이란은 최근까지도 간헐적인 무력 충돌을 주고받았으나 양측 모두 휴전은 유효하다는 입장이었다. 종전을 위한 협상 또한 물건너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영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