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성장률 좋아도 청년은 쉰다…청년 일자리 25.5만개 감소 [고용없는 성장의 그늘]

청년 취업자 팬데믹 이후 최대 감소
5월 청년고용률 43.8%, 1년새 2.4%P 급락
확장실업률 16.6%, 공식 실업률 두배 이상
양질 일자리 줄면 장기적 성장잠재력 하락


5월 청년층 취업자수가 5년 4개월만에 최대 감소하면서 성장 잠재력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 4050세대와 달리 청년층은 취업 기회는 물론 자산 형성 가능성까지 크게 줄고 있다. 공정 사회에 대한 민감도가 커진 만큼 청년층의 불만을 국가 차원에서 소화할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한 시민이 채용안내문을 살펴보고 있다. 임세준 기자



지난달 청년 취업자가 25만명 넘게 감소하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공식 실업률보다 체감 실업을 반영한 확장실업률은 16%를 넘어 청년 6명 중 1명 이상이 사실상 실업 또는 불완전 취업 상태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도 구직도 하지 않는 이른바 ‘쉬었음’ 청년도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서 청년 고용시장에 심각한 경고등이 켜졌다.

국가데이터처가 11일 발표한 ‘2026년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29세 청년 취업자는 367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5만5000명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했던 2021년 1월 이후 5년 4개월 내 가장 큰 감소폭이다.

특히 청년 취업자는 2022년 11월 이후 4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감소폭도 전월(-19만4000명)보다 크게 확대됐다. 전체 취업자가 4만명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최근 고용 충격이 청년층에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령별로 보면 20대 취업자는 25만1000명 감소해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많았다. 반면 60세 이상 취업자는 17만1000명 증가했고 30대는 6만2000명, 50대는 2만5000명 각각 늘었다. 청년층과 고령층 간 고용 온도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5월 청년고용률은 43.8%로 전년 동월 대비 2.4%포인트 하락했다. 전체 고용률 하락폭(-0.5%포인트)의 5배 수준이다. 청년 실업률도 7.2%로 1년 전보다 0.6%포인트 상승했다.

청년들이 체감하는 취업난은 공식 실업률보다 훨씬 심각하다.

취업 준비생과 구직단념자, 추가 취업 희망자 등을 포함한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16.6%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보다 0.3%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공식 청년 실업률(7.2%)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으로 청년 6명 중 1명 이상이 사실상 실업 또는 불완전 취업 상태에 놓여 있다는 의미다.

사회적 박탈감이 커지면서 취업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이른바 ‘쉬었음’ 청년도 크게 늘었다.

5월 전체 ‘쉬었음’ 인구는 243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만7000명(2.0%) 증가했다. 전체 ‘쉬었음’ 인구 중 15.8%인 38만4000명이 청년(15~29세)이었다. 양질의 일자리 없다보니 노동시장에서 이탈하는 청년들이 급증한 것이다.

실제 업종별 취업자를 보면 상대적으로 임금이 많고 고용안정성이 높은 제조업 일자리는 계속 줄고 있다.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달 14만명 감소하며 2019년 2월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23개월 연속 감소다. 경기 침체 직격탄을 맞은 건설업 역시 25개월 연속 취업자 수가 줄었다.

반면 11일 나온 수출 지표는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은 286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5.9% 증가하며 같은 기간 기준 가장 높은 수준이다. 수입도 35.6% 늘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205.8% 급증하며 전체 수출의 38.7%를 차지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1분기 명목 GDP 성장률도 전기 대비 10.5%를 기록했다. 1976년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성장률이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들은 수억원 대의 성과급을 지급할 정도로 기업 이익도 큰 폭 증가했다.

하지만 이런 성장의 과실은 고용시장, 특히 청년층으로는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청년 고용 부진이 단순한 세대 문제가 아니라 한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최근 수출 증가와 성장세는 반도체 등 자본집약적 산업이 주도하고 있어 과거처럼 고용 창출 효과가 크지 않다”며 “청년층이 진입할 수 있는 양질의 민간 일자리가 줄어들면 소비와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장기적으로는 성장잠재력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반도체 기업의 ‘초과이윤’에 대한 세금을 활용해 투자를 늘려 양질의 민간 일자리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초과세수와 관련 “빚을 갚는 게 최고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빚이 없는 게 절대 진리는 아니다. 바보 같은 짓 중 하나”라며 잠재성장률을 키우는 방향, 미래세대를 위해 투자하는 방향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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