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각부 장관들 다른 목소리
“개념 성립 잘 안돼 혼란 초래”
논의 위한 의도적 발언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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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쏘아올린 ‘초과이윤’ 용어가 이재명 대통령의 ‘초과세수’ 설명을 거쳐 ‘초과이익’으로 다시 등장하면서 혼란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정부에서도 용어를 통일시키지 못한 이유는 ‘초과이익’이라는 개념자체에 어폐가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논란의 시작은 청와대발이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지난달 11일 페이스북에서 “AI 인프라 시대 과실의 일부는 전 국민에게 구조적으로 환원돼야 한다”며 반도체 기업으로부터 확보한 초과세수를 ‘국민배당금’이라는 이름 아래 사회에 분배하자는 논리를 펼쳤다.
다만 김 실장은 7000자가 넘는 장문의 글에서 “구조적 초과이윤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제도화할 것인가. 이 글에서는 그 원칙에 가칭 ‘국민배당금’이라는 이름을 붙이고자 한다”고 언급하는 등 초과세수와 초과이윤 용어를 번갈아 사용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 대통령이 나서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같은 달 13일 “‘여론조작용 가짜뉴스 안 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김 실장의 말은 ‘AI 부문 초과이윤으로 발생하는 국가의 초과세수를 국민배당하는 방안 검토’인데, 일부 언론이 이 발언을 편집해 ‘김 실장이 기업의 초과이윤을 국민배당하는 방안 검토를 주장했다’는 음해성 가짜뉴스를 유포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김 실장의 발언을 ‘초과이윤’에 초점 맞춰 해석해 한국증시 급락을 부추긴 블룸버그의 정정보도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후에도 각 부서 장관들의 관련 발언이 이어졌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같은 달 27일 “대기업의 초과이익을 어떻게 재분배 할 것인지 논의하는 ‘한국형 사회연대 임금’의 가능성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초과세수는 정부가 분배할 몫이지만, 초과이익은 세금과 재무비용, 판관비 등을 모두 제외한 순이익을 의미한다고도 말했다.
그런데 불과 이틀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반도체 산업의 이윤을 미래를 위한 생산적 재투자로 연결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시간”이라며 “AI 호황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산업 대도약의 성장엔진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과이익은 물론 초과세수까지 미래 산업 재투자에 활용해야 한다는 쪽에 무게를 둔 것이라는 해석이 뒤따랐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노동부 장관은 노동의 입장에서, 산업부 장관은 산업의 입장에서 이야기한 것”이라고 교통정리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은 유럽 순방 중 다시 한번 초과이익 관련 메시지를 냈다. 이와 관련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전날 공개된 이 대통령과의 인터뷰 기사에서 “이 대통령은 막대한 초과이익을 창출하는 산업들의 부상이 기존의 조세 및 분배 체계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할 수 있으며, 이러한 초과이익의 일부를 활용해 기본소득을 도입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소비 여력을 뒷받침하는 방안이 매우 유용한 정책 대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특정 기업이나 사안에 대한 언급이 아니”라며 “AI시대로의 대전환 과정에서 자본주의 시장 질서의 지속과 유지를 위해 언젠가 직면할 수 있는 시대적 과제에 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과 산업계에서는 실제 정책 충돌이라는 해석과 함께 정부가 의도적으로 사실상 사회적 논의를 유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단 민간에 대해선 ‘초과이익·이윤’이라는 개념은 성립할 수 없는 말이다. 초과라는 말의 기준이 있냐는 것”이라며 “정부에서도 통일된 용어를 쓰지 못하는 이유는 용어자체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어느 정도 암묵적인 공감대가 형성돼 있을 수 있다”면서 “실제 어떻게 실행할 지에 대한 고민에 빠졌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호·전현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