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망 24시] 제네시스, 유럽도 국내도 해법은 하이브리드…“유럽 현지 생산 차후 검토”

무뇨스 “당장 유럽 생산 계획 없어…수요 확인이 먼저”
내년 유럽 하이브리드 투입…딜러망·서비스망 확대
국내 부진엔 “2.5 터보 차질 영향…하반기 HEV로 모멘텀”


지난 12일(현지시간) 프랑스 르망 라 사르트 서킷에서 열린 제네시스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에서 주요 경영진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테드로스 멩기스테(왼쪽부터) 제네시스북미법인 COO, 피터 크론슈나블 제네시스유럽법인장,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사장 겸 CEO, 이시혁 제네시스사업본부장 전무, 시릴 아비테불 현대모터스포츠법인장 겸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총감독. 정경수 기자


[헤럴드경제(르망)=정경수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가 유럽과 국내 시장에서의 반등을 위한 카드로 하이브리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유럽에서는 전기차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하이브리드 등으로 파워트레인을 다변화하고, 국내에서는 화재로 인한 판매 부진을 하반기 하이브리드 수요로 만회한다는 구상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12일(현지시간) 프랑스 르망 라 사르트 서킷에서 열린 제네시스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에서 “유럽 소비자가 원하는 최신 기술, 특히 하이브리드를 시장에 가져오는 것이 중요하다”며 “하이브리드는 내년에 제공될 예정으로, 핵심 딜러 파트너들과 함께 판매 채널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네시스 연도별 판매량


다만, 유럽 현지 생산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다”며 “우리는 항상 단계적으로 접근한다”고 말했다.

현재 유럽에서 판매되는 제네시스 차량은 대부분 국내에서 생산돼 수출되는 구조다. 반면 미국에서는 GV70 등 일부 차종이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되며 현지 판매에 투입되고 있다.

무뇨스 사장의 발언은 당장 현지 생산에 나서기보다 판매 규모를 먼저 키운 뒤 생산 현지화를 검토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제네시스의 지난해 유럽 판매량은 2476대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 판매량(8만2331대)의 3% 수준이다. 제네시스는 오는 2030년까지 현재의 5배 수준인 1만2000대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유럽 진출 국가를 11개국으로 확대하고, 50개 이상의 전용 판매 거점과 200개 이상의 서비스센터를 구축하는 한편 하이브리드 등 현지 수요에 맞춘 파워트레인도 순차적으로 투입한다.

체코공장을 활용한 제네시스 생산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체코공장은 우리가 보유한 세계 최고의 공장 중 하나”라면서도 “현재 풀가동 중이며 모든 시장이 그 공장의 최대 생산 물량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공장을 어떻게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지 계속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미국 앨라배마공장에서 GV70을 생산하는 사례를 소개하며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현지화를 진행한 만큼 (유럽에서도) 우리가 원하는 수요를 확인하면 현지화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사장이 12일(현지시간) 프랑스 르망에서 열린 제네시스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르망 24시 참가 의미와 유럽 시장 공략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제네시스 제공]


“유럽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전기차 일변도서 다변화


제네시스는 유럽 시장에서 판매 채널과 파워트레인 전략을 동시에 재정비한다. 기존에는 전기차 중심으로 유럽 시장을 공략했지만, 앞으로는 지역별 수요에 맞춰 하이브리드와 주행거리연장형 전기차(EREV) 등 선택지를 넓히겠다는 방침이다.

이시혁 제네시스사업본부장 전무는 “유럽 시장은 제네시스에게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아주 중요한 시장”이라며 “유럽에서 딜러라는 판매 채널을 가진 파트너들과 함께 일하면서 판매를 충분히 늘려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에 EV를 공급하고 있지만 다양한 유럽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는 하이브리드나 EREV 같은 파워트레인을 향후 공급할 계획”이라며 “소비자 기호에 맞는 파워트레인과 적합한 판매 채널을 갖춘다면 어려운 시장이지만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네시스 차종별 국내 판매량 현황


국내 부진엔 “2.5 터보 공급 차질”…하반기 HEV 기대


제네시스는 국내 시장에서도 하이브리드를 통해 반등을 꾀하겠다는 복안이다. 올해 1~4월 제네시스의 국내 판매량은 3만2927대로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고, 4월에는 안전공업 화재로 인한 생산 차질까지 겹치며 감소폭이 더 커졌다.

이 전무는 “불행한 사태로 엔진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제네시스가 4~5월 생산에 많은 타격을 입었다. 제네시스의 국내 판매는 대부분 2.5 터보 엔진인데, 이 엔진 생산이 한 달 반 정도 중단됐다”며 “국내 전반적인 판매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제네시스는 하반기 하이브리드 수요를 통해 국내 시장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 전무는 “하반기에 예정된 하이브리드를 기다리는 고객 수요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하이브리드의 완성도를 높이고 최고의 상품성을 만드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와 내년까지 국내 시장에서도 좋은 모멘텀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GV90의 콘셉트 모델로 알려진 제네시스 ‘네오룬 콘셉트’.


우선 제네시스는 올해 하반기 G80·GV80 하이브리드, 내년에는 GV70 하이브리드 모델을 차례대로 선보일 예정이다.

여기에 브랜드 최초의 대형 전기 SUV인 GV90도 하반기 공개를 앞두고 있다. GV90은 초대형 전기 SUV를 표방하는 제네시스의 차세대 플래그십 모델로, 공간 경험과 디자인 차별화를 앞세워 BMW·메르세데스-벤츠 등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와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무는 GV90 관련해 “완벽한 상품성과 품질, 고객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만족을 위한 마지막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며 “공간 경험과 디자인 랭귀지 측면에서 기존에 나왔던 모든 모델과 비교해도 새롭고 경쟁력 있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율주행과 전동화 플랫폼 전환도 속도를 낸다. 현대차는 연내 출시 예정인 제네시스 G90 부분변경 모델에 레벨2+ 수준의 고속도로주행보조(HDA)와 기억주차보조(MPA) 기능을 적용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차세대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플랫폼 기반 차량을 통해 고속도로 자율주행 기능을 확대하고, 2028년부터는 고속도로와 도심 자율주행이 가능한 레벨2++ 기술도 순차 도입할 방침이다.

이처럼 제네시스는 내년까지 총 8종의 신차·파생 모델을 투입하고, 2030년까지 북미 시장에 22종의 신차 및 상품성 강화 모델을 선보이며 전동화 포트폴리오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제네시스 플래그십 전기 SUV ‘GV90’ 제원 전망


마그마 레이싱도 브랜드 확장 축…“젊은층 접점 확대”


제네시스는 르망 24시간과 세계내구선수권(WEC) 참가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도 끌어올리고 있다. 단순한 모터스포츠 참여가 아니라 유럽 시장 공략과 젊은 소비자층 접점을 넓히는 전략적 활동이라는 설명이다.

이 전무는 “이몰라와 스파부터 시작된 제네시스의 WEC 참가가 국내 모터스포츠에 대한 소비자 관심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실제로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13일(현지시간)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이 르망 24시간 하이퍼카 클래스에 투입하는 GMR-001 하이퍼카. [제네시스 제공]


그는 “WEC 중계 시청자의 연령대가 평소보다 훨씬 젊고 참여도도 높다”며 “제네시스 채널에서도 신규 유입자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네시스는 하이브리드 투입, 유럽 판매망 확대, 마그마 레이싱을 통한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동시에 추진하며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에서 입지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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