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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네라처글쓰기클럽 1집(황영미 외 7인·한국학술정보 출판) 『칠십, 다시 설레다』 |
[헤럴드경제]생성형 AI가 몇 초 만에 글을 써주는 시대다. 영상은 점점 짧아지고, 긴 글을 끝까지 읽는 사람은 줄어들고 있다. 빠르게 만들고 빠르게 소비하는 것이 당연해진 시대. 그런데 서울의 한 글쓰기 모임에서는 정반대의 일이 4년째 이어졌다.
매주 한 번 모여 고전을 읽고, 서로의 글을 읽고, 한 문장을 두고 몇 시간씩 토론한다. 누군가는 퇴고를 위해 일주일을 보내고, 누군가는 한 편의 글을 완성하기까지 수개월을 기다린다. 놀라운 것은 이들이 전문 작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교사, 회사원, 기업인, 전업주부 등. 각자의 삶을 살아오던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이들의 4년에 걸친 ‘느린 읽기와 느린 쓰기’의 실험은 결국 두 권의 책으로 이어졌다.
『칠십, 다시 설레다』와 『낯선 곳에서 춤추다』는 단순한 공동 저서가 아니다. 빠르게 소비되는 시대에 읽기와 쓰기가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문화적 기록이다.
▶책을 만들려던 사람들이 아니었다
이들은 처음부터 작가를 꿈꾸지 않았다. 좋은 책을 함께 읽고 싶은 사람들이었다. 시네라처 글쓰기클럽은 황영미 전 숙명여대 교수가 만든 읽기 공동체다. 참여자들은 괴테, 버지니아 울프, 보르헤스, 무라카미 하루키, 한강 등 동서양의 고전을 함께 읽고 토론했다. 그 시간은 어느새 자신의 삶을 다시 바라보는 시간이 되었고,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각 필자의 원고를 모두가 읽었다. 좋은 표현을 칭찬했고, 거친 문장은 함께 다듬었다. 수십 번의 합평과 퇴고가 반복됐다. 황영미 책임편집자는 말한다. “좋은 글은 결국 좋은 읽기에서 나옵니다. 우리는 잘 쓰는 사람을 만들려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새롭게 바라보는 사람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여행을 기록한 것이 아니라 삶을 다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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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네라처글쓰기클럽 2집( 황영미 외 5인)『낯선 곳에서 춤추다』 |
『낯선 곳에서 춤추다』는 일반적인 여행기가 아니다. 리스본, 더블린, 뉴욕, 몽블랑, 이집트 등. 책 속에는 낯선 도시가 등장하지만, 진짜 여행지는 사람의 마음이다. 여섯 명의 저자는 여행을 통해 풍경보다 자신을 다시 발견하는 과정을 기록했다. 그래서 이 책은 여행 정보를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독자의 삶을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여행 인문 에세이다.
책의 부제인 ‘몸이 기억하는 여행의 순간들’, 그리고 이 책만의 홈페이지(www.farawaydance.kr)의 문장 ‘익숙함을 떠나는 순간, 여행은 춤이 된다.’는 이 책이 말하려는 핵심을 가장 잘 보여준다.
함께 출간된『칠십, 다시 설레다』는 또 다른 감동을 전한다. 칠순을 맞은 동창들이 함께 읽고 함께 쓴 책이다. 처음에는 컴퓨터 사용도 익숙하지 않았다. 카카오톡으로 원고를 보내고, 맞춤법부터 다시 배웠다. 그러나 수십 번의 첨삭과 퇴고를 거쳐 한 권의 책을 완성했다. ‘나이가 들면 배움은 끝난다’는 통념을 뒤집는 기록이다. 저자와 독자가 만나는 시네라처 홈페이지 내 공간도 마련됐다.
▶AI가 대신할 수 없는 것
AI는 글을 써줄 수 있다. 하지만 살아낸 삶은 대신 써줄 수 없다. 사람이 사람의 글을 읽고, 서로 질문을 던지고, 함께 생각하며, 자신의 언어를 찾아가는 과정은 여전히 사람만이 만들 수 있는 경험이다.
이번 출간은 책 두 권의 탄생보다, 함께 읽고 함께 쓰는 공동체가 사람을 어떻게 성장시키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문화적 사례다. 읽기와 쓰기가 취미를 넘어 삶의 방식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책을 덮으면 여행을 떠나고 싶어진다. 그리고 글을 쓰고 싶어진다.”
『낯선 곳에서 춤추다』는 여행을 권하는 책이 아니다. 삶을 조금 더 깊이 살아보자고 권하는 책이다. 『칠십, 다시 설레다』는 나이를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다. 새로운 시작은 언제든 가능하다고 말하는 책이다.
두 권의 책은 독자에게 하나의 질문을 남긴다. “당신은 마지막으로 자기 삶을 천천히 읽어본 적이 있는가.” 그리고 조용히 등을 떠민다. “이제 당신의 이야기를 써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