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상장에 미-이란 종전까지…비트코인 재부상

6.5만달러 회복…위험자산 선호 확대
초대형 IPO 부담 완화, ETF 매도 진정
호르무즈 해협 개방 소식에 유가 급락
스페이스X, 1만8712BTC 보유 주목
“AI·매크로 부담, 완전 회복은 시차”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미 증시에 입성한 가운데 비트코인 가격이 6만5000달러선을 회복했다. 초대형 기업공개(IPO) 이후 단기 수급 부담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에 미국과 이란의 평화 협상 타결 소식까지 더해지며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난 영향이다.

16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5일 오전 7시4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1.34% 오른 6만5346달러에 거래 중이다.

최근 24시간 거래량은 19.87% 증가한 202억 9585만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은 최근 일주일 6만3000달러 선에서 등락을 이어갔지만 스페이스X 상장 이후 매도 압력 완화 기대와 미·이란 협상 타결 소식이 겹치며 다시 6만5000달러선을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의 나스닥 데뷔가 비트코인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 엇갈린 해석이 나온다. 스페이스X는 12일(현지시간) 나스닥에 상장하며 사상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 기록을 새로 썼다. 거래 첫날 공모가 135달러를 웃도는 150달러에 출발해 161달러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2조달러를 넘어서며 엔비디아, 알파벳,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에 이어 미국 상장사 중 6위권에 올랐다.

다만 디지털자산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 상장이 단순 호재로만 작용하지는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IPO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자금 마련을 위해 일부 위험자산 포지션을 줄였고 이 과정에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매도 압력이 나타났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비트코인이 스페이스X 상장 당일에도 큰 폭의 가격 변동 없이 보합권에 머문 배경이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최근 비트코인이 5만9000달러 부근에서 저점을 형성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제프 켄드릭 스탠다드차타드 디지털자산 리서치 총괄은 스페이스X IPO를 앞두고 일부 투자자들이 현금 확보를 위해 비트코인 ETF를 매도했을 수 있다며 상장이 시작된 만큼 관련 매도 압력이 완화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최근 조정을 두고 “크립토 윈터(디지털자산 겨울)가 끝났다”고 말했다.

여기에 미국과 이란의 평화 협상 타결 소식도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했다. 1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과 협상이 완료됐다”며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료 없는 전면 개방을 승인하고, 동시에 미 해군의 봉쇄를 즉각 해제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는 전지역에 평화와 안보를 가져올 것”이라며 “금요일(19일) 합의 서명에 따라 해협이 개방되면 역내와 전 세계를 향해 양방향으로 다시 석유가 흐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이날 미국과 이란이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군사작전을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중단키로 했으며, 19일 스위스에서 서명식이 열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관련 소식에 국제유가도 반응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서부텍사스유(WTI)는 배럴당 80.95달러로 4.63% 하락했고 브렌트유는 83.82달러로 4.02% 내렸다. 에너지 가격 급등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고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완화 기대를 제한해왔던 만큼 시장에서는 유가 하락이 비트코인을 비롯한 위험자산 전반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앞서 코인셰어즈는 비트코인 가격을 둘러싼 핵심 변수로 스페이스X보다 거시 환경을 지목한 바 있다. 미국 경제가 견조한 고용 지표를 바탕으로 버티고 있지만 에너지 가격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 부담이 여전하다는 진단이다.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시장 예상보다 낮았지만, 휘발유 등 에너지 가격이 전체 물가를 끌어올리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전환 기대를 제한하고 있다고 코인셰어즈는 분석했다.

또 코인셰어즈는 “올해 들어 글로벌 디지털자산 투자상품의 순유입액은 거의 변동이 없다”며 “이는 긴축적 통화정책이 이어졌던 2022~2024년과 유사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AdobeStock]

[AdobeStock]

특히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 나타난 자금 유출은 베이시스 트레이딩 청산 영향이 크며 투자자들이 불확실성에 대비해 위험 노출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시장 관심이 인공지능(AI)과 초대형 기술주로 쏠린 점도 비트코인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스페이스X 상장 역시 이 같은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코인셰어즈는 “비트코인은 8만달러선을 여러 차례 돌파하려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며 “디지털자산 투자 기회는 당분간 AI 관련 투자에 밀려나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와 기대 인플레이션이 낮아지기 전까지는 상승세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스페이스X 상장은 블록체인 인프라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도 해석된다. 상장 전부터 하이퍼리퀴드 등 온체인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 프리 IPO 퍼프 상품이 거래됐다. 증시가 아닌 블록체인 기반 시장이 먼저 가격 발견 기능을 수행한 셈이다. 퍼프는 특정 자산의 미래 가격에 베팅할 수 있는 무기한 파생상품으로 일반 선물과 달리 만기일이 없다.

스페이스X의 비트코인 보유 현황도 시장의 관심사다. 스페이스X는 앞서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통해 1만8712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상장은 초대형 기술주의 증시 데뷔이자 비트코인 익스포저를 가진 대형 상장사의 등장이라는 의미를 갖게 됐다.

경예은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