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 거부 땐 부당노동행위…행정소송전 예고
경영계 생산 아닌 지원 업무로 확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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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의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개정 노조법(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현대자동차와 한화오션 사건에서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되면서 원·하청 교섭 확대가 현실화하고 있다. 포스코·현대제철·인천국제공항공사 등 주요 기업의 관련 사건에 대한 재심 판정이 줄줄이 대기 중인 가운데 노동위원회 판단이 향후 산업현장의 노사관계 기준을 좌우할 전망이다. 특히 직접적인 생산공정뿐 아니라 급식, 시설관리 등 지원 협력관계까지 단체 교섭 상대방이 확대될 경우 산업계의 혼란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16일 노동계와 노동위원회에 따르면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전날 현대차 하청노조 10곳이 제기한 교섭요구 사실 공고 시정신청 사건에서 ‘인정’ 결정을 내렸다. 원청인 현대차의 사용자성을 인정해 하청노조의 교섭권을 인정한 것이다.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현대차를 상대로 한 첫 사용자성 판단이다.
같은 날 중앙노동위원회는 한화오션 하청 급식업체 웰리브지회 사건에서도 원청인 한화오션의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중노위는 산업안전과 작업환경 개선 등이 하청업체 단독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사안이며, 한화오션이 이를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정은 원·하청 교섭 확대의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 현재 중노위에는 포스코, 인천국제공항공사, 고려아연, SK에코플랜트, 현대제철, 현대엔지니어링 등 주요 기업 관련 사용자성 재심 사건 26건이 계류 중이다. 대부분 하청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지방노동위 판단을 거쳐 중노위에 올라온 사건들이다.
고용노동부 해석에 따르면 중노위가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할 경우 해당 기업은 하청노조와 교섭에 응해야 한다. 기업이 행정소송을 제기하더라도 재심 판정의 효력은 유지되기 때문에 교섭을 거부하면 부당노동행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노동계는 더 많은 하청노조가 원청 기업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노총도 다음 달 15일 총파업의 핵심 요구사항 가운데 하나로 원·하청 교섭 확대를 내세우고 있다.
경영계는 원청 사용자성 인정이 생산공정을 넘어 다양한 지원 업무로 확산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급식·시설관리·경비·보안·물류 등 원청이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영역까지 교섭 의무가 확대될 경우 노사관계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고 기업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향후 법정 공방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중노위 판정서를 송달받은 기업은 15일 이내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노동계 안팎에서는 이번 사건들이 향후 수년간 이어질 원청 사용자성 법리 형성과 노조법 해석 논쟁의 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