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닉 랠리’에 SK그룹 시총 2000조 돌파

SK그룹 시총 2020조…하닉 비중 84%
SK하이닉스 목표주가·실적 전망치 상향
삼성그룹과 704조 차…양강 체제 강화
非반도체 그룹주, 증시 비중 오히려 하락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연합]


주가가 급등한 SK하이닉스에 힘입어 SK그룹 시가총액이 2000조원을 돌파했다. SK하이닉스가 사실상 견인한 ‘하이닉스 랠리’이다. SK하이닉스 한 종목이 SK그룹 시총의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그룹주 시총 1위의 삼성그룹주와 양강 구도를 굳히며 다른 그룹주와의 시총 격차를 벌리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SK그룹 상장사 19곳의 시총 합산액은 우선주를 포함해 2020조1712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룹별 시총 1위인 삼성그룹은 2724조6714억원이었다. SK그룹 시총은 삼성그룹의 74.1% 수준으로, 두 그룹 간 시총 격차는 704조5002억원이다.

SK그룹 시총 2000조원 돌파는 사실상 SK하이닉스 한 종목이 주도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4.11% 오른 238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시총은 1697조6570억원으로, SK그룹 전체 시총의 약 84.0%를 차지했다.

손인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320만원에서 370만원으로 올렸다. 손 연구원은 “메모리 쇼티지 강도가 심화되고 있다”며 “메모리 물량 확보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공지능(AI) 서버와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플랫폼, 하이엔드 스마트폰 수요가 동시에 늘면서 공급자 우위의 가격 환경이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 실적 추정치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256조3000억원에서 275조5000억원으로, 내년 전망치를 402조1000억원에서 459조5000억원으로 상향했다.


손 연구원은 HBM4 하반기 램프업 속도가 빨라지고, 2027년에는 HBM 가격 상승이 실적 성장을 이끌 것으로 봤다.

중장기 투자 모멘텀도 SK하이닉스 주가 눈높이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310만원으로 높이며 “8월 ADR 상장 예정으로 단기 수급 모멘텀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빅테크 고객과의 합작법인이나 장기공급계약을 기반으로 미국 생산거점을 확보할 경우 투자 부담 완화와 HBM 수요 가시성 확보가 가능하다고 봤다.

주가 전망 상향은 반도체 대형주 중심으로 쏠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반도체 핵심 계열사를 보유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 간 시총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삼성·SK 두 그룹의 합산 시총은 3565조원에서 4562조원으로 997조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증시 전체 시총 증가분은 942조원에 그쳤다. 삼성·SK를 제외한 나머지 종목 합산 시총은 오히려 감소한 셈이다. 두 그룹의 증시 내 비중도 같은 기간 52.67%에서 59.16%로 6.49%포인트 상승했다.

반도체 보유 여부는 주요 그룹 간 격차를 가른 변수로도 작용했다. 삼성·SK·현대차·LG·HD현대 등 5대 그룹 합산 시총은 16일 5530조5348억원으로 국내 증시의 71.7%를 차지했다. 5대 그룹 시총 비중은 지난해 초 48.0%, 지난해 말 54.8%에서 빠르게 높아졌다.

다만, 이 같은 비중 확대는 삼성그룹과 SK그룹에 집중됐다. 현대차그룹의 국내 증시 내 시총 비중은 지난해 초 6.3%에서 16일 기준 4.7%로 오히려 하락했다. 같은 기간 LG그룹은 6.2%에서 3.1%, HD현대그룹은 3.4%에서 2.5%로 각각 감소했다.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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