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투표지 국조특위’ 극적 합의…선관위 겨냥한 고강도 조사 예고

위원장에 국힘 윤상현 의원 내정
본회의 통과시 45일간 활동 돌입

6·3 지방선거 당일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오는 18일부터 본격 가동된다. 여야 모두 신속한 진상 규명을 강조하는 가운데 선거관리위원회의 부실 관리 정황에 대한 고강도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17일 국민의힘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5선 중진의 윤상현 의원이 국조특위 위원장으로 내정됐다”고 밝혔다. 전날 여야는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는 국조특위를 여야 동수로 구성하기로 하고, 18일 본회의에서 국정조사 계획서를 처리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본회의에서 계획서가 처리되면 국조특위는 45일간 활동에 본격 돌입한다. 특위 명칭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민 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 관리를 위한 국정조사(가칭)’이며, 국조 대상 기관은 중앙선관위 및 각급 지역 선관위다. 국민의힘 측이 요구했던 청와대와 경찰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특위 위원은 민주당 9명, 국민의힘 7명, 비교섭단체 2명으로 구성되며, 필요시 조사 기간이 연장된다.

여야 모두 국조를 통한 신속한 진상 규명에 동의하고 있다. 다만 특검 도입을 놓고 민주당 측은 “진상 규명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신중론을 펼치는 모습이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사태의 원인을 면밀하게 짚어보고 재발방지 대책을 확실하게 마련하기 위한 국정조사에 속도를 내겠다”면서 “당 차원에서도 선거관리 제도 개선 특별위원회와 국민 참정권 수호TF(태스크포스)를 통해 선거관리 전반의 근본적인 제도 개혁을 심도 깊게 살피겠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부실투표 사태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분노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며 “국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사건의 실체 규명과 재선거 검토, 그리고 선관위 개혁”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선관위 측이 부실 관리 정황도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중앙선관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선관위가 투표용지 인쇄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고도 실제 인쇄량은 예산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송 의원에 따르면 선관위는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에 투표용지 인쇄 예산을 ‘선거인수의 110%’를 기준으로 확보하도록 요구해 총 145억1957만원을 편성했지만, 편성액의 56.5% 수준인 82억498만원만 실제 집행했다. 투표용지 인쇄 예산 집행률을 지역별로 보면, 울산이 90.3%로 가장 높았고 제주(79.2%), 경남(75.2%) 등이 70%를 넘겼다. 반면 서울(55.0%), 경기(55.1%) 등은 전국 평균 집행률(56.5%)을 밑돌았다.

투표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 선관위의 경우 구청장 선거 투표용지 인쇄 단가를 예산 편성 당시 ‘장당 30원’으로 적용했으나, 실제로는 그보다 50% 비싼 ‘장당 45원’으로 적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예산 편성 당시의 인쇄 단가(장당 30원)를 그대로 적용했다면 송파구 선거인수(56만5368명)의 약 75%에 해당하는 물량인 총 42만4200장의 투표용지를 인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송파구 선관위가 투표용지 인쇄 단가를 장당 45원으로 적용하면서, 인쇄 물량은 결과적으로 28만800장에 그쳤다.

반대로 서울 영등포구청장 선거에는 투표용지 인쇄 예산으로 1105만원을 편성했으나, 실제 집행액은 225만원이 더 들어가 총 1330만원이 쓰였다.

송 의원은 “국조와 특검을 통해 예산 편성과 집행, 계약 체결 과정 전반에 위법한 사항이 없었는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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