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죄가 없습니다” 97세 모친 폭행치사 60대 아들, 檢 징역 14년 구형에 한 말

거동 불편 母 대변 보자, 화나 폭행
응급 조치 않고 시신 나흘간 방치


[연합]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간병해 온 97세의 모친을 때려 숨지게 한 60대 아들이 검찰의 중형 구형에 “죄가 없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18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부산지법 형사5부(부장 김현순) 심리로 열린 60대 남성 A씨의 존속상해치사 혐의 사건 결심공판에서 A 씨에게 징역 14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 씨는 지난 1월 9일 부산시 영도구 한 아파트에서 97세 고령의 친모 B 씨를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2016년부터 간병을 이유로 B 씨와 함께 지낸 A 씨는 B 씨가 침대에서 대변을 본 것을 발견하고 이를 치우는 과정에서 화가 나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A 씨는 B 씨에게 일어나라고 말하며 부축하려 했으나 B 씨가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일어나지 않자 화가 나 주먹으로 가슴과 옆구리, 어깨, 팔 등을 여러 차례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B 씨는 양측 갈비뼈 다발성 골절, 피부·근육 출혈 등 상해를 입었고, 같은 달 14일 다발성 근육 손상과 그에 따른 합병증으로 숨졌다.

A 씨는 당시 “네가 때린 곳이 아프다”는 B 씨의 말을 듣고도 병원에 데려가거나 119에 신고하는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았다. 또 B씨가 숨진 것을 인지하고도 나흘간 시신을 방치하다 뒤늦게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피고인은 자신을 낳아 길러준 모친을 때려 사망에 이르게 한 패륜적 범행을 저질렀다”며 “거동조차 불가능한 97세 고령의 피해자가 일어나지 못한다는 이유로 전신을 폭행한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에 대해 응급조치를 하지 않은 점, 시신을 나흘간 방치한 채 뒤늦게 신고한 점,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엄벌이 필요하다”라고 중형 구형 사유를 밝혔다.

A 씨 측 변호인은 “B 씨가 대변을 본 이후 이를 치우는 과정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정신을 차리게 하려고 가슴과 옆구리 부위를 가볍게 친 것일 뿐”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어 “피해자 사망 원인은 피고인의 행위가 아니라 노환에 따른 것”이라며 “피고인은 오랜 기간 피해자를 부양해 왔고 주변에서도 성품이 좋다는 평가를 받아왔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A 씨는 최후진술에서 “엄마한테 손을 댄 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조금만 때렸지 죽을 만큼 때리진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죄가 없다고 생각한다. 상해치사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형사들이 무리하게 수사했다”고 주장했다.

A 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다음달 15일 부산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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