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에도 물가 상방압력 지속”…내년까지 긴축기조 전망 [워시 첫 FOMC 금리동결]

국제 유가 하락 완만할 것
비에너지 부문도 2차 충격
IT중심 임금상승도 물가↑
“물가안정 확신까지 적극 대응”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열린 2026년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미국과 이란 간 종전 이후로도 물가 상방압력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을 비롯해 유럽, 일본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일제히 ‘긴축’으로 방향을 튼 가운데 한국은행의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도 장기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18일 한은에 따르면 신현송 총재는 전날 오후 한은 별관에서 열린 ‘2026년 상반기 물가설명회’에서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 이후 중동 지역의 리스크는 완화되는 모습”이라면서도 “앞으로 물가 경로에서 여전히 상방 위험이 잠재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 공급망이 이란전쟁 전 수준으로 정상화되고 국제유가가 안정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관측했다.

종전으로 호르무즈 통항량이 회복되면서 국제 유가가 떨어지긴 하겠지만, 인프라 복구나 각국 재비축 수요 등을 고려하면 하락 속도가 완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WTI(서부텍사스유) 선물 가격은 종전 협상 직전 90달러선에서 최근 70달러 중반까지 떨어진 상태다. 하지만 신 총재는 유가 흐름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펀더멘털(기초 요건)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신 총재는 “누적된 고유가 영향이 에너지뿐 아니라 시차를 두고 다른 품목으로도 파급될 수 있다”고도 말했다. 석유류 가격이 진정된다고 하더라도 비에너지 품목 가격이 시차를 두고 오르면서 하락분을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올해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 내외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유 가격이 급등하고 6개월 뒤 비에너지 품목에 대한 간접 효과가 나타났고, 이후 1년간 지속됐다.

더 나아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임금 상승이 수요측 물가 상승 압력으로도 작용할 것으로 신 총재는 내다봤다. 그는 “이에 더해 국내 경기 개선세에 따른 수요 압력도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비용 수요 양 측면에서 상방 압력을 더 높일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한은에 따르면 업계 상위 10%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사업체의 비중이 커지면 소비자물가는 5개월 뒤 0.05%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IT 부문을 중심으로 성과급 지급이 큰 폭으로 늘면 다른 산업에 임금 상승 압력을 줄 수 있고, 이는 소비 진작으로 이어져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은이 종전 이후로도 내년까지 물가 상승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도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신 총재는 “앞으로 물가 흐름을 면밀히 살펴보면서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안정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물가가 목표치인 2% 수준까지 안정적으로 떨어질 때까지 긴축적 정책을 이어갈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 5월 한은은 내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3%로 전망했다. 내년 통화정책은 IT를 중심으로 한 경제 성장세와 임금 상승 수준 등 수요측 압력에 따라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18일 오전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간밤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연준이 ECB(유럽중앙은행)와 BOJ(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에 이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에 대응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함에 따라 주요국 통화정책의 기조 전환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향후 연준의 소통 방식이 변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연준 통화정책 경로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보이는 데다 미-이란 종전 이후 중동상황 및 국제유가 흐름, 주요국의 확장적 재정정책, AI(인공지능) 산업 관련 우려 등 대내외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고 있는 만큼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계속 유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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