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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전인미답의 9000선 고지를 밟았다. 코스피 상장 기업들의 합산 시가총액은 사상 처음으로 74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2배 넘게 불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무려 115% 폭등했다.
새 지평을 열 수 있었던 배경에는 메모리(Memory) 반도체, 개미(Ant), 정책(Policy) 이른바 새 ‘지도’(MAP)가 있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 호황으로 시총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폭발적으로 상승했고, 개인투자자들(개미)의 자금이 역대급 수준으로 시장에 쏠렸다. 또 정부 정책까지 이를 뒷받침하며 유례없는 급등장이 연출됐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사상 처음으로 9000선을 돌파했다. 앞서 코스피는 1월22일 사상 처음 ‘오천피’(코스피 5000)를 달성한 뒤 2월25일에는 ‘육천피’를 넘었다. 이후 지난달 6일과 15일 각각 ‘칠천피’와 ‘팔천피’를 넘어섰으며, 마침내 ‘구천피’마저 돌파했다.
전날 종가 기준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들의 합산 시총은 7413조원으로, 7500조원에 육박했다. 작년 말(3477조원)과 비교해 국내 기업들의 체급이 두 배 넘게 불어났다.
코스피 7000조 시대를 연 최전방 엔진은 단연 메모리 반도체다. 전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나란히 4%·6%대 상승, 각각 종가 기준 처음으로 ‘36만 전자’, ‘260만 닉스’를 달성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여전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저평가 구간에 있다고 보고 있다.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장기화하고 있는 데다가, 최근 글로벌 빅테크들이 반도체 제조사들과 장기공급계약(LTA)을 체결하고 있어서다. 증권사가 제시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 상단은 61만원, SK하이닉스는 500만원 선이다.
상승장을 이끈 주역은 개인 투자자, 즉 개미들이었다. 개미들은 올해 들어 전날까지 유가증권시장(ETF, ETN, ELW 포함)에서 128조1887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116조1624억원, 기관이 28조2097억원 순매도 한 것과 정반대된 행보다. 개인들은 압도적인 매수세로 코스피의 하방 지지선을 견고하게 다졌다.
특히 이 기간 개인의 순매수 금액 중 상장지수펀드(ETF)는 무려 55조2359억원에 달했다. 지난 한 해 개인의 ETF 순매수 금액(35조2125억원)을 6개월도 채 안돼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과거엔 특정 유망 종목에 자금이 쏠리는 구조였다면, 최근엔 분산투자가 가능한 ETF 시장으로 개미들의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모양새다.
주식 시장에 대한 개미들의 열기는 계좌 수 증가로도 증명되고 있다. 지난 17일 기준,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는 1억843만4493개에 달했다. 작년 말(9829만1148개)과 비교해 1000만개 넘게 계좌 수가 불어났다. 증시 대기자금으로 해석되는 투자자예탁금은 124조원 수준으로, 작년 말 대비 40% 넘게 급등했다.
이재명 정부의 강력한 마켓 밸류업 정책도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데 기여했다. 작년 중순까지만 해도 미국 주식 투자 등이 대세였으나, 일 년 새 분위기가 급변했다. 상법 개정안 처리,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주주 친화적 정책이 대거 추진되며 시장 신뢰가 높아졌다.
현대차증권과 IBK증권은 올해 코스피가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 1만2000선까지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DB증권 1만1700, 유안타증권 1만1600, 메리츠증권 1만1500, 대신증권 1만1500 등 다수 증권사가 일만피 도달을 점쳤다.
다만, 우려 요인도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급등은 반도체, IT 하드웨어 두 업종의 독주가 만들어냈으며, 이 같은 폭등 과정에서 피로감 및 차익실현 욕구가 누적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지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