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연구원 ‘공적 연금제도의 성별 격차 현황과 대응 방안 검토 보고서’
출산·육아 경력단절로 30대 이후 여성 고용 불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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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파일럿을 이용해 제작] |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60세 이상 국민연금 수급자의 월평균 수급액이 남성이 여성의 2배 이상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 등의 요인으로 상대적으로 여성이 국민연금 ‘사각지대’에 더 놓이게 되는 점이 주요인으로 분석됐다.
20일 국민연금연구원의 ‘공적 연금제도의 성별 격차 현황과 대응 방안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4월 기준으로 60세 이상 국민연금 수급자의 월평균 수급액은 남성이 82만4000원이지만, 여성은 40만7000원에 그쳐 2배 이상의 격차가 발생했다. 연금 제도에 가입한 비율 역시 남성이 76.5%로 여성 67.0%보다 9.5%포인트(p) 높았다.
연구원이 국민노후보장패널(KReIS) 10차년도 자료로 만 65세 이상 노인 4028명을 분석한 결과, 여성의 국민연금 수급률과 수급액은 모든 연령대에서 남성보다 낮았다. 60대의 경우 월평균 수급액 격차는 46만5000원에 달했다.
특히 국민연금 사각지대(적용 제외·납부예외·장기체납 등)를 분석한 결과 2024년 12월 기준 약 1083만명 중 여성이 53.6%(580만1000명)로 남성(46.4%, 502만9000명)보다 많았다.
20대까지는 남성의 사각지대 비중이 더 높았지만, 30대부터 여성 비중이 남성을 추월했다. 40대 이후에는 노령연금 수급권을 아예 확보하지 못한 여성의 비율(40대 51.9%, 50대 50.5%)이 남성(40대 30.7%, 50대 26.5%)을 크게 웃돌았다. 50대 후반 여성에게 ‘무연금 노후’ 위험이 구조적으로 집중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한 배경으로 우선 성별 임금 격차가 가장 핵심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여성이 보건·교육·돌봄 등 상대적 저임금 직종에 몰리는 ‘수평적 분리’와, 고위직 승진에서 배제되는 ‘유리천장(수직적 분리)’이 겹쳐 생애소득 자체가 낮아지고, 이는 곧 낮은 기여액과 수급액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여기에 출산·양육·돌봄에 따른 경력단절이 여성의 가입 기간을 줄이는 ‘모성 패널티’로 작용한다. 무급 돌봄노동 기간이 연금 기여 이력으로 인정되지 않는 점도 지적됐다. 나아가 공적연금이 남성을 주된 생계 부양자로, 여성을 그에 의존하는 배우자로 전제해 설계됐기 때문에, 여성은 본인 명의의 ‘개별수급권’보다 유족연금·분할연금 같은 ‘파생수급권’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도 구조적 요인으로 꼽혔다.
이에 따라 연구원은 성별 연금 격차가 다차원적 문제인 만큼 ‘사전적 대응’과 ‘사후적 교정’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사전적 대응은 격차가 발생하는 노동시장과 가족 구조 자체를 바꾸는 접근이다. 성별 임금격차 공시 의무화, 여성에게 집중된 비정규직 일자리의 가치 재평가, 남성 육아휴직 의무화 등을 통한 돌봄의 사회화가 포함된다.
사후적 교정은 이미 벌어진 격차를 연금제도 안에서 완화하는 방안이다. 구체적으로는 ▷출산크레딧을 ‘보편적 돌봄크레딧’으로 확대 ▷유족연금 지급률을 현행 30%에서 50% 수준으로 상향 ▷분할연금을 ‘사전 가입이력 분할’ 방식으로 전환해 여성의 독립적 수급권 강화 ▷기초연금을 보편형(연령·거주 기반)과 보충형(최저선 보장)을 결합한 혼합형 모델로 개편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다만 보편형 전환에 따른 재정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고소득층에 대한 ‘과세환수(claw-back)’ 장치 도입도 함께 제시했다.
연구원은 다만 이번 분석이 횡단자료에 기반해 인과관계를 단정하기 어렵고, 사적연금을 포함하지 않았으며, 정책 대안의 재정적 영향까지는 다루지 못한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담긴 정책 제언은 연구진 개인의 견해로, 국민연금공단의 공식 입장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