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차세대 시장선 주도권 자신
삼성전자의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가 업계 최초로 매출 10억 달러(약 1조5380억원)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들의 주문이 쇄도하는 가운데 연말에는 누적 100억 달러(약 15조3800억원)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HBM4는 지난 2월 12일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한 지 약 130일 만에 매출 10억 달러 고지에 올랐다. 이달 말에는 누적 매출 12억 달러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기사 10면
삼성전자는 현재 엔비디아의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 ‘루빈’에 이어 엔비디아와 경쟁하고 있는 AMD의 AI 가속기 ‘MI455X’에 HBM4를 우선 공급하고 있다.
여기에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는 빅테크 기업들의 수요도 가세했다. 빅테크 기업이 자체 설계한 주문형반도체(ASIC)에 삼성전자의 HBM4를 채택하면서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현재 ASIC 시장은 구글을 비롯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브로드컴이 포진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HBM4는 지난해 12월 브로드컴과 진행한 최종 테스트에서 1초당 11.7Gb(기가비트)의 업계 최고 속도를 입증하며 ‘삼성이 돌아왔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이는 5세대 제품 HBM3E의 최대 속도(9.6Gb)보다 약 1.22배 향상된 수치이자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의 표준인 8Gb를 약 46% 상회하는 수준이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HBM4에 1b(10나노급 5세대) 공정의 D램을 도입한 반면, 삼성전자는 기술 난도가 더 높은 1c 공정을 기반으로 HBM4를 개발하며 성능 향상을 꾀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HBM4부터 새로운 승부처가 된 베이스 다이는 삼성 파운드리 4나노 공정을 선제 적용했다.
그 결과 HBM4의 데이터 전송 능력은 전작 대비 약 2.7배 높아졌다. 전력 효율도 약 40% 개선하며 전력 소모와 발열이 심각한 AI 데이터센터의 전력·냉각 부담을 줄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도체 업계는 고객사 주문 확대에 대응해 삼성전자가 연말까지 HBM4 공급 물량을 지속적으로 늘릴 경우 연간 10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신규 메모리 제품이 양산 첫해 100억달러 넘는 매출을 기록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HBM4 판매 호조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올해 전체 HBM 매출도 전년 대비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HBM 시장에서 추격자 위치에 머물렀던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도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HBM4E 12단 샘플도 가장 먼저 출하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HBM4E에 이어 HBM5로 거듭 진화할수록 베이스 다이 설계가 중요해지고 있어 자체 파운드리 공정과 HBM 설계 역량을 모두 보유한 삼성전자의 ‘종합 반도체 기업(IDM)’ 시너지가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