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자 57% “결혼 고민·생각 없다”
경제적 지원·돌봄서비스 확충 필요
중소기업 근로자 절반 이상이 출산 의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명 중 8명 이상이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근로자보다 결혼·출산·육아를 병행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비교해 출산·육아 제도 활용이 어려운 점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2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인구구조 변화 대응을 위한 중소기업 정책 간담회’를 개최하고 중소기업·소상공인 600명 대상 ‘출산·육아 인식조사’ 설문 결과를 공개했다.
▶중기 근로자 절반, 자녀 계획 없다=해당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근로자의 57.1%는 ‘결혼을 고민 중이거나 결혼할 생각이 없다’라고 응답했다. 결혼과 출산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경제적 부담이었다. 미혼 중소기업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결혼을 고민하는 과정의 부담 요인으로 ‘결혼식·주거 비용 등 비용 부담’(57.0%)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결혼 후 역할 부담’(52.7%), ‘소득·고용 불안’(35.0%) 순이었다.
향후 자녀 계획에 대해서는 중소기업 근로자의 절반 이상인 51.0%가 ‘없다’고 답했다. ‘있다’는 응답은 23.3%, ‘고민 중’은 25.7%에 그쳤다.
출산·육아 과정에서 가장 부담을 느끼는 요인 역시 비용 문제였다. 중소기업 근로자의 64.3%가 주거비·양육비·교육비 등 비용 부담을 꼽았으며, 육아와 직장생활 병행의 어려움(54.3%), 돌봄 공백 및 인프라 부족(42.7%) 등이 뒤를 이었다.
소기업·소상공인 대표자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응답자의 50.7%는 자녀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출산·육아 부담 요인으로는 비용 부담(58.7%)이 가장 컸고, 육아와 사업 병행의 어려움(45.0%), 돌봄 인프라 부족(38.7%) 등이 뒤를 이었다.
▶중소기업에선 출산·육아 제도 활용 어려워=해당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공공기관 근로자보다 결혼과 출산·육아를 병행하기 어렵다’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44.3%가 ‘매우 그렇다’, 40.7%가 ‘그렇다’라고 답변했다.
주된 원인으로는 ‘출산·육아 제도 활용이 어려운 직장 문화’(63.5%)를 꼽은 이들이 가장 가장 많았다. 이어 ▷복지 수준 차이(49.0%) ▷동료·사업주 부담 가중(46.7%) ▷임금 수준 차이(32.9%) 순이었다.
실제로 현재 재직 중인 사업장에서 육아휴직 등 일·가정 양립 제도를 활용하기 쉽다고 답한 비율은 24.7%에 그쳤다. 반면 어렵다는 응답은 43.7%로 집계됐다. 활용이 어렵다고 응답한 이들은 ‘대체 인력 부족 등으로 동료와 관리자 부담이 커지기 때문’(84.0%)이라는 점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직장 분위기(56.5%), 소득 감소 우려(43.5%) 등이 뒤를 이었다. 중소기업이 인력난 등으로 인해 출산·육아 제도를 활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중기 현장에 맞는 지원책 마련해야=이날 간담회에서 중소기업계는 ▷출산·육아 여성 최고경영자(CEO) 기업 대상 정부 지원사업 요건 완화 ▷중소기업 사업주 대체인력 채용 지원 확대 ▷청년층의 중소기업 취업 및 장기 재직 지원 확대 ▷중소기업 현장에 맞는 유연근무, 돌봄 지원책 마련 등의 건의가 이뤄졌다.
박은정 연구위원은 “출산·육아 부담 완화를 위해서는 경제적 지원 확대와 함께 실제 근로·영업 환경에 맞는 돌봄서비스 확충이 필요하다”라며 “특히 제조업 교대근무, 소상공인의 야간·주말 영업 특성 등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이날 “중소기업 근로자의 상당수가 결혼과 출산을 주저하는 이유로 경제적 부담과 일·육아 병행의 어려움을 꼽았다”라며 “오는 9월 출범하는 인구전략위원회가 현장에 필요한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하는 컨트롤타워가 돼 현장에서 필요한 정책을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부애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