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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청률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ENA가 새롭게 선보인 예능 ‘쯔양몇끼’ [사진, ENA] |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넷플릭스와 티빙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공세에 밀린 케이블TV 업계가 ‘소멸 위기’에 몰리고 있다. 시청률 0%, 틀수록 적자다. 업계에서는 “이러다 다 죽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불안감이 적지 않다.
설상가상 가입자 이탈과 수신료 감소, 홈쇼핑 송출수수료 하락이 겹치면서 한때 1조원을 넘었던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방송수신료 매출이 2030년 3400억원대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지난해 주요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희망퇴직을 추진한 데 이어 주가도 장기 하락세를 보이면서 산업 전반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은 22일 유료방송 정책 세미나에서 SO 방송수신료 매출이 2024년 5719억원에서 2030년 최악의 경우 3485억원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6년 새 최대 2200억원 이상 감소하는 셈이다.
케이블TV의 위기는 가입자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하반기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는 3615만명으로 직전 반기보다 7만6030명 줄었다. IPTV는 상대적으로 가입자 기반을 유지하고 있지만 SO와 위성방송의 감소세는 뚜렷하다. OTT 이용률이 80%를 넘어서고 유료 OTT 이용도 늘면서 유료방송을 해지하는 ‘코드 커팅’ 흐름이 이어진 영향이다.
수익 구조도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2024년 SO의 홈쇼핑 송출수수료 매출은 7079억원으로 전년보다 3.3% 감소했다. 반면 프로그램 사용료는 2011년 2300억원에서 2024년 3475억원으로 51.1% 늘었다. 방송수신료 매출이 같은 기간 1조2025억원에서 5719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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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로고.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제공] |
수익성 악화는 인력 구조조정으로도 이어졌다. 대기업 계열의 KT스카이라이프, LG헬로비전, HCN 등 주요 유료 방송조차도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문제는 케이블TV의 위기가 개별 사업자의 실적 부진을 넘어 유료방송 정책 전반의 재검토 필요성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SO는 가입자와 매출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지역채널 운영, 재난·선거 방송, 의무편성 등 공적 역할을 유지해야 한다. 반면 OTT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규제 환경에서 콘텐츠 투자와 서비스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장은 이날 세미나에서 “정부는 인수·합병(M&A) 등 구조 개편 국면에서 SO의 정체성을 재정립할 기회를 여러 차례 가졌으나 실기했고, 그 결과 SO의 위상은 더욱 불분명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업자가 재원 구조상의 어려움으로 이탈하게 되면 정부의 역할론이 대두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 소장은 기존 규제가 유료방송의 혁신을 막고 있다고도 봤다. 그는 “유료방송은 신규 상품 출시 하나에도 실질적인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경로의존적 규제 행정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 같은 낡은 규제로 인한 혁신의 제약은 유료방송을 열등재로 전락시키고, 산업 사양화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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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TT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
업계 안팎에서는 정부가 케이블TV 문제를 시장의 자연스러운 퇴장으로만 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업 지속이 어려운 SO가 준비 없이 시장에서 이탈할 경우 이용자 보호와 지역 정보 유통, 콘텐츠 대가 지급 구조에도 충격이 생길 수 있어서다. 요금·채널 운용 규제와 방송통신발전기금 부담을 현실에 맞게 조정하고, 사업 지속이 어려운 SO에 대해서는 관리형 퇴출 장치까지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산업 위기는 시장 평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 주가는 최근 3년 새 6000원대에서 4000원대로 약 30% 하락했고, LG헬로비전은 4000원대에서 1900원대로 54%가량 떨어졌다. 가입자 감소와 수익성 악화, 성장성 둔화 우려가 주가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