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첫 반도체 메가팹 나오나…수백조원 투자 칩 클러스터 조성 전망

29일 靑 민관 합동회의서 투자계획 발표 예상
전공정 포함 예상에 천문학적 자금 투입 관측
李대통령, 최태원(19일)·이재용(25일) 만나 세부 조율
충청 AI 데이터센터 구축도 포함 전망
정부 지역 균형발전 기조에 보조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5공장(P5) 건설 현장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현일·이정완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다음달 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을 앞두고 호남 지역에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한다. 충청권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 방안도 거론된다.

AI 반도체 수요 폭발로 공급난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호남에 신규 생산시설을 구축해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정부의 지역 균형발전 기조에도 보조를 맞추는 분위기다.

연초 호남 지역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이 목소리를 높였던 ‘반도체 생산시설 지방분산’이 최근의 메모리 쇼티지(공급부족)과 맞물려 현실화하는 셈이다.


24일 정치권과 재계에 따르면 이달 29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리는 ‘국토 공간 대전환(지방균형국가)’ 민관 합동회의에서 기업들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대규모 지방 투자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최대 관심은 국내 수출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놓을 반도체 생산시설 조성 방안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광주광역시 광산구에 에어컨 등 생활가전을 생산하는 공장을 두고 있지만 반도체 생산시설은 없다. SK하이닉스는 경기도 이천과 충북 청주를 생산거점으로 두고 있다.

이번 투자가 확정되면 호남권은 처음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신규 반도체 생산시설을 품게 되는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한 호텔에서 열린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입장하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


양사는 당초 알려졌던 후(後)공정 패키징 기지를 넘어 전(前)공정까지 포함하는 설비투자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자 규모가 수백 조원 수준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공정은 웨이퍼 위에 회로를 그려 넣는 전공정과 완성된 칩들을 나란히 붙이거나 수직으로 쌓아 올려 최종 제품 형태로 포장하는 후공정으로 나뉜다.

호남권이 전공정과 후공정을 아우르는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을 유치할 경우 수도권에 이어 국내 제2의 반도체 클러스터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투자 발표를 앞두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9일 이 대통령을 만난 데 이어 25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 대통령과 회동을 갖고 세부 투자내용을 최종 조율할 예정이다.

투자 계획에는 반도체와 함께 AI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AI 데이터센터의 충청권 구축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최태원 회장이 30일 직접 광주로 내려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발표하고, 다음달 2일엔 이재용 회장이 충남 아산에서 AI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을 설명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번 투자의 의미를 국민들에게 설명하고 힘을 싣기 위해 총수가 직접 발표하는 형식을 취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민석 국무총리와 송영길 민주당 의원이 16일 오후 전남 보성군 다비치콘도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원 당선인 워크숍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


앞서 이 대통령 주재로 지난해 12월 열린 ‘AI 시대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 보고회’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조성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 공급난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향후 새 반도체 공장은 호남권 등 지방에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호남에서 생산한 전력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까지 끌어올리려면 전북과 충남 지역의 송전선로를 거쳐야 해 지역수용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에 이 대통령은 “균형발전 차원에서 가급적이면 지역에서 (반도체 생산을) 하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서남 해안권을 따라 태양광·해상풍력 시설을 갖춘 호남이 신규 반도체 공장의 후보지로 거론돼 왔다. 업계에서는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이 실제 효과를 보려면 용수·전력 등의 인프라 문제가 빠르게 해결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9년 2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지만 토지보상, 전력, 용수 문제 해결이 지연되면서 2025년 2월에서야 첫 삽을 떴다.

지난 3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전남·광주 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에 따르면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요청하면 산업통상부 장관은 해당 지역을 반도체산업 특화단지로 우선 지정할 수 있다.

그 일환으로 국가는 반도체산업 특화단지에 필요한 전력·용수·폐기물 처리·도로 등 기반시설을 신속하게 조성·지원해야 한다. 비용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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